정치 국회·정당·정책

[청와대 참모진 인선]50대 실장 발탁·가신그룹 배제...靑, 권위·계파벽 허문다

비법조인 민정수석 기용

사정정국 주도 탈피 의지

윤영찬 등 실력 중시 선발도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제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방안’을 하달한 후 배석한 임종석(왼쪽) 신임 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제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방안’을 하달한 후 배석한 임종석(왼쪽) 신임 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구상을 함께할 파트너로 선택한 임종석 신임 비서실장은 청와대 조직을 보다 젊고 소통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겠다는 상징이다. 비서실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노영민 전 의원 등 측근 그룹에서 벗어난 인사를 함으로써 계파 갈등의 소지를 차단하고 당·청 간 유대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하겠다는 문 대통령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10일 임 실장 임명을 발표하면서 “더 젊은 청와대, 참모들끼리 치열하게 소통하는 청와대를 만들겠다”고 인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임 실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기용된 김기춘·한광옥 전 실장에 비해 20년 이상 어린 1966년생이다. 특히 김 실장은 ‘왕 실장’으로 불리며 대통령 대신 수석비서관 회의를 이끄는 등 대통령과 참모진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대통령과 함께 국정 전반을 함께 의논하고 때로는 대통령에 고언을 하는 자리인 만큼 50대인 임 실장의 기용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은 관용적이고 합리적 성품에 개혁주의자로서 민주적 절차에 의한 결정 과정을 중요시한다”며 “문 대통령은 청와대 문화를 대화와 토론, 격의 없는 소통과 탈권위 청와대 문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박원순 서울시정에서 부시장을 맡아 서울시 관료사회 문화를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울러 임 실장은 대선 기간 동안 후보 비서실장으로서 문재인 캠프 연착륙을 이끌어내며 유기적이고 끈끈한 캠프 구성에 1등 공신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젊고 조직 장악을 조화롭게 해냈던 임 실장이 들어선 만큼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 참모진 간 대화와 소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임 실장의 기용은 ‘문재인 청와대’의 탈계파 선언이기도 하다. 청와대가 특정 계파로 구성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정치권과 국민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임 실장은 86 운동권 그룹이지만 사실상 문 대통령의 측근 그룹과는 거리가 멀어 청와대 직제부터 내각 구성, 공공기관장 임명 등에서 탕평 인사를 주도할 수 있는 인물로 불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정치권 인맥을 가지고 있다”며 “청와대와 국회 사이의 대화와 소통의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임 실장은 당내 경선 기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문 대통령 지지층에 “경쟁 후보에게 문자 폭탄을 멈춰달라”고 호소하는 등 갈등 조정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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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실장 외에도 민정수석이 유력한 조국 서울대 교수, 홍보수석이나 뉴미디어수석으로 기용이 전망되는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 인사수석에 내정된 조현옥 이대 교수 등도 젊고 소통이 가능한 청와대에 힘을 더해줄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변호사나 검사 등 율사 출신의 민정수석 임명 관행에서 벗어나 ‘국민교수’로 평가받는 조 교수를 민정수석에 임명함으로써 청와대가 사정 정국을 주도하는 옛 관행을 탈피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감지되고 으레 유력 언론인의 자리로 분류되던 홍보수석 자리에 네이버를 이끌었던 50대의 윤 전 부사장 기용을 통해 ‘실력 중시’의 청와대 기조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며 “청와대 조직부터 젊고 유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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