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경질설에 휩싸였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1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몇 주 동안 선임고문 등 핵심 참모들에게 백악관 대변인 교체 여부를 문의해왔다”고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이미 스파이서의 후임으로 여성 부대변인인 세라 허커비 샌더스를 거론하고 있다. 그는 해군 예비군 훈련에 참가하느라 자리를 비운 스파이서 대변인을 대신해 지난 5일부터 이번주 말까지 정례브리핑 마이크를 잡는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샌더스 부대변인의 첫 브리핑을 마음에 들어 하며 참모들에게 그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며 “트럼프는 그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해임 관련 브리핑도 비교적 잘해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끔 발음이 꼬이는 스파이서 대변인과 달리 아칸소 출신인 샌더스 부대변인은 남부지방 특유의 억양과 느린 말투로 친근한 화법을 사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파이서 경질설 불거진 이유
트럼프가 꺼리는 기자에 질문권
코미 해임 대응도 부적절 구설
스파이서 대변인의 경질설이 불거진 것은 그가 수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1월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싫어하는 CNN방송 기자에게 질문권을 주는 실수를 저질렀다. 또 2월에는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를 옹호한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주의 조치를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해 트럼프 대통령의 격노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타가 된 것은 코미 전 국장 해임일인 9일 스파이서 대변인의 부적절한 대응이다. 그는 이날 저녁 백악관 영내에서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마친 후 진을 치고 기다리는 기자들을 피해 덤불 속에 몸을 숨긴 것으로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다.
샌더스 부대변인이 자신의 승진 발탁 가능성에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하는데도 경질설이 가라앉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스파이서 대변인은 예비군 훈련에 불참하고 백악관에 남아 국정을 돕겠다고 제안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거절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