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임기 중) 최고의 순간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그리고 정세균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탄핵 통과를 선포했을 때”라며 퇴임 소회를 밝혔다. 지난해 5월 원내대표에 선출된 그는 대선 승리와 함께 박수를 받으며 오는 16일 직을 내려놓게 됐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1년 전에) 내세웠던 최종 목표는 정권교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수권정당을 만든다는 목표로 1년을 달려왔고 임기 중에 탄핵까지 진행되면서 나름대로 기승전결이 이뤄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1년 전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후에 내건 목표가 민주당이 변했다는 얘기를 듣게 하자, 3자 구도로 대선을 치르더라도 승리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며 “새로운 정치 주자로서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 유능하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목표를 말한 바 있는데 나름 보람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우 원내대표는 야권 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의 대표 주자로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서울 서대문구에서만 세 번 당선됐다. 작년 20대 국회 ‘제1야당’ 원내사령탑에 올라 빠른 원 구성과 원만한 협상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우 원내대표는 최근 통일부 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입각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 같은 사람은 뒤로 물러나 앉고 신선하고 유능한 인재들이 문재인 정부 초기 내각에 기용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국회에서 기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 원내대표는 항간에서 제기되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 입각설에 대해서도 “연정이나 공동정부를 구성하자는 협상 속에서 진행된다면 몰라도 경쟁했던 유 의원과 심 대표에게 장관을 제의한다는 것은 그분들에게는 모욕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향후 정계 개편에 대한 개인적 의견도 밝혔다. 그는 “국민의당과의 분당이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며 “향후 어떤 시점과 방법이 동원될지는 모르겠지만 통합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선거가 끝난 지 얼마 안 됐고 재정비에 들어간 정당에 구체적인 협상을 제안하는 것은 이르다”며 “현재 당내에서 어떠한 준비나 논의도 되고 있진 않지만 뿌리가 같은 정당은 언젠가는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