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문재인 정부, 말 뿐만이 아닌 실천하는 공약 '업무지시 1~4호'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업무지시’라는 특유의 국정운영 방식을 활용해 대선공약을 하나씩 이행 중이다.

이는 일률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 발동을 통해 자신의 대선공약을 실현해나가는 방식과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와대는 15일 문 대통령의 ‘업무지시’ 3호와 4호를 잇달아 공개, 눈길을 끌었다.

3호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응급대책으로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일시 가동 중단(셧다운)’을, 4호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의 순직을 인정하는 절차를 진행하라는 지시로 알려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 10일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업무지시 1호로 내린 데 이어 12일에는 업무지시 2호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논란이 된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지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대통령이 국정 업무 파악을 토대로 업무지시를 내리는 것은 일상적이지만 1호, 2호 형식으로 ‘네이밍’을 하며 공개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이슈라는 것.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께서 국정운영을 하시면서 특별히 의미가 있거나 국민이 아셨으면 좋겠다 하는 것은 업무지시 형태로 공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감안하면 취임 닷새 만에 업무지시를 4호까지 공개한 것은 그만큼 국정 개혁을 위한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업무지시 1∼4호는 모두 문 대통령의 대선 주요공약인 것.

일자리위 구성과 미세먼지 대책은 10대 공약에 포함된 우선 추진 사안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자리 관련 공약은 10대 공약 중 1번으로, 문 대통령은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지난 12일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했다.

세월호 희생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은 대선 직전 공개한 ‘국민이 만든 10대 공약’에 포함돼 있었다.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와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역시 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개적으로 약속한 사안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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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公約)이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선거용 ‘공약(空約)’이 아니라 실제로 정책에 투영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물론 공약을 100% 지키기란 쉽지 않은만큼 문 대통령도 인수위 역할을 할 국정기획자문위를 설치해 임기 내에 실천 불가능한 공약을 걸러내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의 정책을 점검·분석하고 임기 내에 해야 하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중장기 과제 등으로 구분해 연내 계획, 100일 계획 이런 식으로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업무지시에는 적폐청산과 개혁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는 물론 5·18 기념식에서의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한 것이나 기간제라는 이유로 세월호 참사 희생 교사들이 순직자로 인정되지 못한 현실 역시 개혁의 대상으로 판단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개혁에 속도를 내는 것은 적폐청산을 통한 화해와 치유로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소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분열 극복과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그것은 탄핵이 끝나고 적폐를 제대로 청산한 토대에서 해야 할 문제”라고 했고, 본선에서도 “대통합 정부를 만들겠지만, 개혁이 먼저”라고 누차 강조했다.

일자리위원회 구성과 미세먼지 대책 지시는 민생과 국민안전을 최우선시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인 것.

청년실업을 중심으로 한 취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 양극화의 핵심 요인으로 보고 일자리 창출과 ‘좋은 일자리’로의 전환이 수반되지 않으면 가라앉은 국민경제를 되살릴 수 없다는 게 문 대통령의 확고한 신념으로 보인다.

미세먼지 문제는 온 국민이 매일같이 몸으로 느끼는 사안으로 후보 시절 국민으로부터 건의받은 공약 중 가장 많은 요청을 받은 이슈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말로만의 해결이 아니라 실제로 정책을 실행에 옮긴다는 점을 업무지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스화면 캡처]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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