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코스피 상승, 성장기업 상장으로 이어져야

김성태 한국거래소 유가시장본부 상무



화사했던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이 지고 바야흐로 신록의 계절인 5월이다. 대통령선거가 끝나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글로벌 경기 호조로 경제 환경도 나아지고 있다. 주식시장도 코스피지수가 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봄의 온기가 퍼지고 있다. 특히 기업공개(IPO)시장은 넷마블게임즈·ING생명보험 등이 순조롭게 상장하면서 활력이 솟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이 모험 자본 공급과 우량한 투자 수단 제공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원할히 수행하려면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우량한 기업들이 증시에 꾸준히 상장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주력 산업들의 성장 한계로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는 진단이 많다. 필자가 글로벌 투자자들을 만나보면 몇몇 국내 대표 기업을 제외하면 투자 매력을 느낄 만한 대상이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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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코스피시장은 수년 전부터 미래 성장성이 높은 이른바 ‘상현달’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발굴·유치하고 있다. 성장기업은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과거 개발 시대에는 보름달에 비유되는 중후장대한 장치산업이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면 정보화시대에는 경박단소(輕薄短小)한 정보기술(IT)산업이 성장을 이끌었다. 오늘날에는 낙미애진(樂美愛眞)의 문화·예술 콘텐츠와 디자인산업에서 성장 유망 기업을 찾을 수 있다. 넷마블게임즈·삼성바이오로직스 등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성장산업의 성장 기업도 있고 기업의 혁신 의지에 따라 전통산업에서 벗어나 성장기업으로 변모한 사례도 있다. 화장품이나 의류 기업의 경우 과거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주문자생산(OEM)업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자체 연구개발(R&D) 능력과 디자인 역량을 갖춘 글로벌 ODM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들 기업은 앞으로도 혁신적인 디자인과 ‘한류’와 같은 문화적 가치, 독자적인 ‘브랜드’를 갖추고 글로벌 패션 리더로 도약하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런 성장기업들이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면 시장과 투자자·기업들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로머 뉴욕대 교수는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을 통해 혁신·기술·문화적 요인이 경제성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도 혁신과 창의성을 갖춘 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우리 경제를 이끌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한다. 모처럼의 주가 상승이 성장기업의 상장 확대, 투자 증가, 기업 성장, 배당 확대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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