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교사 임용시험문제 빼돌리고 점수조작한 사학 이사장 아들 등 구속

교수 출제위원과 미리 공모

경찰, 재단으로 수사 확대

부산의 한 사립고교 이사장 아들이 정규직 교사가 되기 위해 아버지와 대학 지도교수 등과 짜고 임용시험 문제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험에 응시했던 10여 명의 응시자는 이사장 아들을 정규직 교사로 뽑기 위한 들러리가 됐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16일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로 G고교 교사 A씨와 H대 교수 B(51)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학교 이사장인 C(69)씨와 시험문제 출제위원인 대학교수 D(52)·E(51)·F(4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4년 11∼12월께 아버지 C씨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부산 G고교에 정규직 교사로 채용되고자 C씨와 대학 지도교수인 B씨와 짜고 B씨의 동료나 대학 동문 교수 등 3명을 시험출제위원으로 추천했다. 이사장 C씨는 채용위원회에 압력을 행사해 추천한 교수 3명을 출제위원으로 위촉하도록 했고, B씨는 출제 위원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시험문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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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A씨는 임용시험일 하루 전 B씨를 찾아가 문제를 통째로 건네받아 시험에 응시했다. 그 결과 A씨는 객관식, 풀이식, 단답형 등 총 30문항에서 턱없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때문에 A씨의 점수가 다른 응시자에 비해 월등히 높자 B씨 등은 3~4차례에 걸쳐 점수 편차를 줄이는 조작까지 서슴지 않았다.

다른 응시생 시험지는 계산식이나 풀이과정 등이 빼곡히 기재된 반면 A씨의 시험지에는 답만 덩그러니 기재돼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1월 채용 비리가 의심된다는 부산시교육청의 의뢰를 받고 수사에 나선 끝에 이 같은 비리를 확인했다. 경찰은 시교육청이 수사 의뢰한 금품수수, 횡령 정황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또 이 사학재단 소속 6개 학교에 학교나 재단 관계자의 친·인척이 다수 근무하는 것으로 미뤄 채용 비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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