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유연해진 中...정경분리로 '사드 출구' 찾나

<사드해빙 분위기...산업계선>

中, 보복 장기화에 부담...새정부 출범 맞춰 변화 조짐

항공사, 中노선 강화·면세점, 관광재개 대비 상품 준비

매출 30% 추락했던 '바나나맛 우유' 발주 다시 급증세

#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산 음료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유통상들이 통관 우려 등을 이유로 발주 물량을 대폭 축소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발주 물량이 늘고 있다. 빙그레의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사드 보복 이후 중국 유통상들이 6~8개를 주문하던 것을 최근에는 10개를 주문하고 있다”며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가동에 들어간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사진=홈페이지 캡처재가동에 들어간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사진=홈페이지 캡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얼어붙었던 한중관계가 개선되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통 및 식품 업계뿐 아니라 항공 업계도 중국 정부의 금한령 해제 여부를 예의주시하면서 중국행 전세기(부정기편) 운항에 대한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입장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드 보복 장기화에 부담을 느낀 중국 정부가 문재인 정부 출범 등에 맞춰 정경 분리로 사드 출구를 찾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 관광 금지로 타격을 입은 항공 업계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6월 현충일 연휴에 맞춰 대만행 부정기편을 편성했다. 중국 여행 수요와 중국 국가여유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변화가 감지되는 대로 중국 본토행도 추가한다는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중국 노선에 운항하고 있는 항공기를 소형기에서 중·대형기로 교체해 공급석을 늘릴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월 금한령의 여파로 중국 노선의 수요가 줄어든 데 따라 운항하는 항공기를 소형기로 교체한 바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의 움직임은 더 분주하다. 진에어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9월 부정기선 120편에 대한 운항 허가를 획득했다. 이스타항공 역시 중국 여행객들의 지방 입국 거점으로 꼽혔던 청주공항을 기점으로 한 부정기편 운항 재개를 준비 중이다. 다만 항공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이 실제 노선 운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올 1월에 내린 ‘부정기선 운항 금지’ 조치가 해제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도 15일 각 항공사들에 협조공문을 보내 “중국 국가여유국의 동향을 파악해달라”고 요청하며 분위기 파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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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면세점 업계도 희망에 차 있다. 곧 금한령이 풀릴 것이라는 풍문까지 돌면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이미 롯데면세점 중국사무소에서는 단체관광 재개에 대비한 패키지 상품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며 뷰티 업계 역시 다양한 웰컴 마케팅을 위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 업계 역시 해빙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중국 현지 제조공장을 보유한 오리온의 경우 3월에는 실적이 크게 떨어졌지만 4월부터 조금씩 반한 정서가 완화돼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오리온 측은 “드라마틱하게 회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적이 조금씩 호조되고 있다”며 “외교 훈풍이 불면 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드 보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롯데마트는 홈페이지를 재가동했다. 영업정지를 당한 매장이 새롭게 문을 열지는 않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영업재개를 말하기는 시기상조”라며 “해킹 때문에 계속 문을 열지 않다가 요새 좀 뜸해져서 지난주 점검차 열었다”며 중국 현지 분위기 역시 조금 잠잠해졌음을 시사했다.

유통 업계 고위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예단할 수는 없지만 업계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의 새 정부 출범에 사드 보복 해제 출구전략을 서서히 가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심희정·윤경환·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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