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응급대책으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곳에 대해 일시 가동중단(셧다운)을 지시하면서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에너지 저장장치(ESS) 시스템 시장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LG CNS·포스코ICT·한화S&C 등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이 IT 역량을 기반으로 에너지 사업에 적극 뛰어들면서 ESS 시스템 시장이 새로운 각축장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16일 LG CNS는 미국령 괌에 40MW 용량의 ESS 시스템을 수출한다고 밝혔다. 괌 전력청과 맺은 계약은 총 4,300만달러(약 480억원) 규모로 국내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다. 공사는 2018년 5월까지 진행되며 이후 25년 동안 LG CNS가 운영과 유지·보수를 맡는다. 전력저장을 위한 배터리는 계열사인 LG화학으로부터 공급받는다.
하태석 LG CNS 스마트에너지사업부장은 “국내 기업이 대규모의 ESS 시스템을 기획부터 설계·구축·운영까지 맡아 해외에 한 번에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해외에서 추가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평가했다.
ESS 시스템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배터리 등 저장장치에 담았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공급하는 기술이다. 전기가 남을 때 저장했다가 부족할 때 배터리에서 꺼내 쓰는 개념으로 발전소의 효율성은 높이고 전력 부족에 대한 우려는 크게 줄여준다.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최소화해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도 딱 맞아 떨어진다.
최근 ESS 시스템 시장은 배터리뿐만 아니라 전력변환장치(PCS), 에너지 관리시스템(EMS)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된데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어 IT 역량을 갖춘 국내 SI 업체들의 관심이 높다.
포스코ICT도 이날 대명레저산업과 함께 대형 리조트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구축하기로 하고 ESS 시스템 분야에서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포스코ICT는 2013년 국내 최초로 ESS 시스템 사업에 뛰어들었다. 초기에는 계열사의 제조 현장에 ESS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 뒤 한국전력 사업을 추진했고, 2014년에는 전남 신안 팔금도에서 태양광발전기와 ESS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2015년에는 아프리카 모잠비크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ESS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해외로 일찍 나갔다.
한화S&C도 태양광업체인 한화큐셀과 협업을 통해 ESS 시스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는 충남 홍성 죽도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넣으면서 ESS 시스템을 함께 공급했고 올해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 나간다는 전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달부터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 ESS 시스템을 연계하면 최대 50%까지 요금을 할인해주는 만큼 국내 보급도 더 확산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에너지 신사업으로서 수출도 더 장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