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 가면 객석에서 3D 안경을 쓴 관객들을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말자. 올해 11회째 맞는 DIMF는 폐막작으로 세계 최초 3D 뮤지컬 ‘폴리타(Polita, 폴란드)’를 골랐다. ‘폴리타’는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하는 폴란드 출신 할리우드 배우 ‘폴라네그리’의 일대기를 담은 뮤지컬이다. 제작진은 배우이자 가수였던 그녀의 모든 매력을 담아내기 위해 7년간의 실험을 거듭해 3D입체기법을 뮤지컬에 접목했다. DIMF 관계자는 “3D영상이 나오는 대형 스크린 앞에서 배우들이 열연하는 모습을 안경을 통해 바라보면 마치 눈앞에서 사건이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6월 23일부터 7월 10일까지 18일간 진행되는 이번 DIMF에서는 해외초청작 7편을 비롯해 국내초청작 2편, 창작지원작 4편, 지역을 대표하는 특별공연 4편 그리고 국내외 9개 대학이 열전을 펼치는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까지 총 26개작 95회의 뮤지컬 공연을 선보인다.
2005년 토니어워즈 베스트 뮤지컬상을 수상한 개막작 ‘스팸어랏(Spamalot, 영국)’ 역시 이번 DIMF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심작이다. 이 작품은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아서왕과 다섯 원탁의 기사들이 신성한 신의 계시를 받아 성배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경쾌한 템포로 표현했다. 제목 ‘스팸어랏’은 아서왕의 원래 성인 캐멀럿(Camelot)와 유사한 발음을 이용한 말장난이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우리가 웃음이 부족한 시대에 살고 있어서 기분 좋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이 작품을 개막작으로 정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올해 DIMF는 기존에 교류하던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대만 뮤지컬에 새로이 인도, 필리핀, 폴란드 뮤지컬을 초청해 세계적인 뮤지컬 축제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특히 인도 뮤지컬 ‘셰익스피어의 십이야(Shakespeare’s 12th night)’는 특유의 춤과 음악, 통속적인 이야기가 어우러진 발리우드(인도 봄베이와 미국 할리우드의 합성어)식 해석이 돋보인다. 이외에도 러시아 뮤지컬 ‘게임(Game)’, 프랑스 뮤지컬 ‘마담 류시올(Madame Luciole)’, 대만 뮤지컬 ‘뉴요…커(New York…er)’ 중국 뮤지컬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The Gift of the Magi)’ 등이 해외초청작 라인업에 포함됐다. 장익현 DIMF 이사장은 “지난 10년이 축제의 기초를 다지는 시기였다면 앞으로 10년은 DIMF가 글로벌 축제로 도약하는 시기”라며 “이번 11회 DIMF는 새로운 10년의 첫 발걸음이며, 세계적 축제로 도약하는 출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