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밀 유출 파문에 대한 백악관의 해명이 또 다른 파문으로 번지고 있다.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공동으로 해명성명을 낸 데 이어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을 직접 찾아 워싱턴포스트(WP)의 기밀유출 보도는 오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출처를 몰랐다”고 언급해 사태를 또 다른 방향으로 키우게 됐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관리들과 기밀 정보를 공유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유한 것은 전적으로 적절한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혀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절대로 대화 과정에서 정보의 출처나 (수집)방식을 위태롭게 한 것이 없고 해당 정보는 다 공개된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방식으로 정보를 공유했다고 거듭 강조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그 정보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도 몰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의 출처나 방식에 대해서 전혀 브리핑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의 출처나 수집 방식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유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설명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내용도 잘 모른 채 기밀을 유출했다는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CNN 방송은 “맥매스터의 발언을 뒤집어보면 이는 곧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정보에 대한 자세한 브리핑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적국의 고위 관리들과 극도로 보안이 요구되는 기밀 정보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이 된다”면서 보좌관이 관련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전·현직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다음 날인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방미 중이던 라브로프 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나 ‘이슬람국가’(IS) 문제를 논의하던 중 기밀을 유출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제공한 정보의 일부는 이스라엘로부터 받은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이 미국에 기밀유지에 주의해달라는 요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