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액상형 전자담배와는 달리 일반 궐련 담배와 유사한 전자담배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보건당국의 고민이 깊어졌다. 필립모리스가 새로 선보이는 신형 담배가 담뱃값 인상과 흡연경고그림 부착 등 강력한 담배규제 정책으로 모처럼 조성된 금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아울러 이 신형 담배의 유해성도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일단 전자기기를 이용한 이 신형 담배에 대해 일반 궐련 담배와 동일한 규제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일반 전자담배와는 달리 10종의 흡연경고 그림을 부착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필립모리스의 신형 담배는 현재 미국(일부 주), 일본 등 20개국에서 정식 또는 시범 형태로 출시돼 시판되고 있다. 일본에는 이 신형 담배가 파이프형 담배로 허가를 받아 전체 담배시장의 7%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액상형뿐 아니라 ‘고체형’ 전자담배에도 세금을 부과할 수 있게 개정된 건강증진법에 따라 이 신형 담배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물리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3월 연초 고형물을 사용한 고체형 전자담배에도 연초 고형물 1g당 73원의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한 건강증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금까지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는 니코틴 용액을 사용하는 액상형을 전제로 설정돼 있어 고체형 전자담배는 건강증진부담금 부과 대상이 아니었다.
복지부는 나아가 10종의 흡연경고 그림을 이 신형 담배에 부착하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인숙 의원(바른정당)이 고체형 전자담배를 아예 궐련형 전자담배로 분류해서 궐련 담배와 같이 흡연경고 그림을 부착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만 나올 뿐 타르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흡연경고 그림 대신 중독을 경고하는 주사기 바늘 그림만 달도록 되어있다.
신형 담배에 대한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복지부는 자체 정보 수집이 중요하다고 보고 담배규제협약 가입 20개국에 이메일을 보내 신형 담배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아울러 다음 주 중 관계 전문가들을 모아 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복지부 권병기 건강증진과장은 “신형 담배가 아무리 독성이 낮다고 주장하더라도 지속해서 노출되면 결국 인체에 해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개별 신형 담배 출시와 관계없이 국민건강 증진 차원에서 강력한 금연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