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한국토요타는 올해 4월까지 총 3,44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판매량은 42.9% 증가했다. 렉서스는 총 3,719대로 42.5% 늘었고 혼다코리아는 2,466대로 47.8% 증가했다. 주력 차종 판매 중지에도 한국닛산의 판매량은 1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수입차 판매량이 1.5% 증가한 것에 비교하면 소위 ‘대박’을 기록 중이다.
일본 차의 약진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탄탄한 고정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국산 차와 가격이 비슷한 중형 세단이 활약 중이다. 한국토요타의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는 지난 4월까지 총 1,357대 팔렸다. 혼다코리아의 ‘어코드 2.4(1,554대)’와 ‘어코드 하이브리드(383대)’ 판매량은 2,000대에 육박한다. 한국닛산은 ‘알티마 2.5(1,570대)’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중형 세단 가격은 국산 중형 세단과 별 차이가 없다. 한국토요타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가 3,370만원과 3,610만원부터다. 한국닛산 알티마 2.5가 2,990만원부터, 혼다코리아의 어코드가 3,540만원부터다. 국산 차에 일부 옵션을 추가한 가격과 엇비슷하다.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강한 것도 이유다. 한국토요타는 프리우스·캠리·라브4를 비롯해 렉서스도 CT200h·ES300h·GS450h·NX300h·RX450h 등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종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2,508대가 팔린 준대형 세단 ‘ES300h’는 5,270만원부터지만 부담 제로 프로그램을 통해 월 납입금을 10만원 이하로 줄인 상품까지 지원사격 중이다.
혼다코리아는 수요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풀 라인업(HR-V·CR-V·파일럿·오딧세이)을 갖추고 있다. 수입차는 보통 부품값이 비싸 유지비가 많이 든다. 하지만 일본 차는 특성상 잔고장이 잘 없어 유지비도 국산 차와 비교해 많이 들지 않는다.
당분간 일본 차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에서 디젤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디젤차에 대한 판매가 점진적으로 줄 것이고 이를 하이브리드 등을 무기로 한 일본 차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판매 재개를 언제 할지 모르는 상황도 호재다.
신차도 많다. 도요타는 ‘신형 LC’와 ‘뉴 제너레이션 LS’를 출시할 예정이다. 닛산은 대형 SUV ‘패스파인더’ 부분변경 모델을, 인피니티는 스포츠 쿠페인 ‘Q60’을 선보인다. 혼다는 준중형 세단 ‘신형 시빅’을 비롯해 하반기에 미니밴 ‘오딧세이’의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차가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라며 “국산 차의 가격 선정 등에도 영향을 주는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