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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기자의 Travelogue] '中 국가여유국의 편지'엔 한중관계 개선 기대감 솔솔

황산 여유국장이 보낸 편지.사진캡처=혜초여행사황산 여유국장이 보낸 편지.사진캡처=혜초여행사




“중국의 금한 조치가 언제 풀릴까요.” 여행업계를 취재할 때마다 던지는 질문입니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 담당 공무원과 수십 년간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들도 명확하게 답하지는 못합니다. 다만 하나같이 예측은 합니다. “정권이 교체됐으니 곧 풀릴 것 같다고….”


정권도 바뀌었고 우리 정부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어 한중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아쉽게도 현재까지 뚜렷한 변화는 없습니다.

다만 중국이 중국 단체 관광객의 방한을 전면 금지한 3·15조치를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주는 편지 한 장이 최근 저 멀리 중국 황산에서 날아들어 이 자리에서 소개하려 합니다.

편지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자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황산을 찾아주신 한국 등산객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서해대협곡 등산 코스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의 명산이자 중국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는 황산을 찾아와달라는 요청이 담긴 편지입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으로 경색된 한중 관계가 곧 풀릴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만큼 편지 내용은 훈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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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를 보낸 이는 중국 안후이성의 여유국 국장입니다. 우리로 치면 지방자치단체 관광국장이 직접 편지를 쓴 것인데 편지는 중국으로 가는 한국인을 모객하는 혜초여행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석채언 혜초여행사 대표는 한중 관계의 경색으로 중국으로 여행 가는 한국 관광객이 줄어들자 직접 안후이성 여유국장에게 편지를 하나 써달라고 요청했고 안후이성 여유국장은 이 같은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답했습니다.

여유국장의 이 편지가 중국 당국에서 내린 금한 조치에 배치되는 행동이 아님은 물론입니다. 더욱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 일이니 확대 해석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그간 중국 정부가 우리 정부의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대응한 점을 고려하면 이 편지가 경색된 한중 관계 회복에 물꼬를 터주는 신호일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질 만합니다.

지난 2015년 중국을 찾은 한국인은 444만4,400명으로 전체 외국인 방문객 2,598만5,400명의 17%를 차지했고 방문객 순위로는 1위입니다. 한국을 방문하는 1위 국가가 중국이기도 하지만 중국을 방문하는 1위 국가 역시 한국입니다. 구조적으로 한 나라의 관광 정책이 양국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은 중국이 우리 민간 업체의 요청을 받아들였듯이 우리 정부의 금한 조치 해제 요청 역시 이른 시일 안에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경색된 상황을 더 끌어가는 것은 한국 못지않게 중국에도 피해만 늘어날 뿐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황산에서 온 편지’가 더욱 반갑게 느껴집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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