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 트럼프가 노동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그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의 중국 공장서 일하는 일부 노동자들이 장시간 근무에도 시간당 1달러(약 1,100원)에 불과한 임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영리 단체 중국노동자감시(China Labor Watch)는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공장 두 곳을 조사한 결과, 노동자들이 매일 12시간 30분씩 주 6일 근무를 하면서 월급은 2,500위안(363달러·4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부 근로자들은 월급이 아닌 생산한 부품 수에 따라 급여를 받고 있으며 금액은 시간당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고발했다. 중국 노동자의 최저임금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대 20위안(시급기준·약 3,300원)선이다. 또 주문이 밀리는 성수기에는 한 달에 하루 또는 이틀만 쉬도록 강제하고 있으며 안전교육 없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화학 물품에 노출돼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번 조사는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이방카 브랜드가 운영하는 두 곳의 공장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중국노동자감시는 앞서 월트디즈니와 애플의 중국 공장 내 열악한 근무환경을 조사·고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의 애비게일 클렘 사장은 “중국 내 공장을 비롯해 하도급 업체 등, 관계된 모든 곳은 국제 노동기준과 중국 노동법, 윤리적 관행을 준수하고 있다”며 “이름도 모르는 공장과 관련해 아무런 근거도 없이 혐의에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신은 이번 고발로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에 대한 논란이 다시 한 번 일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방카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와 그가 쓴 책을 홍보했다가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현재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핵심 공약으로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고 선언한 이후 해외 공장 운영 등 사업에서 한 발 물러난 상태다. 클렘 사장에게 일상적인 경영권은 넘겼지만 사업에서 완전하게 손을 뗀 것은 아니다. 이방카는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함께 아버지의 통치행위를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