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제12대 이란 대통령 선거는 2015년 7월 핵협상 타결 이후 첫 대선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선이 하산 로하니 정부가 성사한 핵협상에 대한 국민투표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6명에서 보수 후보 1명이 사퇴하면서 대결구도는 연임에 도전하는 로하니 대통령과 검찰총장 출신의 성직자 에브라힘 라이시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보혁 진영의 1대1 대결이 된 만큼 어느 쪽이 승리하든 결선투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두 후보는 일단 핵 합의안을 존중한다는 입장은 같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승인 아래 진행된 터라 이를 거역할 수 없는 탓이다. 핵 합의 주역인 로하니 대통령은 연임하면 해제된 제재 이외에도 테러 지원, 인권,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서방의 제재까지 없애겠다면서 한발 더 나아갔다.
이란 보수파는 핵협상에 비판적이었지만 라이시는 집권하면 국제적 약속인 핵 합의안을 지키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핵 합의안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이란의 고질적인 실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서 로하니 정부에 공세를 가하고 있다. 로하니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성장, 물가상승 완화, 교역량 증가 등 거시 경제 지표를 개선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실업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이란의 청년층 실업률은 30%에 육박할 정로도 심각하다.
두 후보는 서방과의 관계에서 큰 입장차를 보인다.
로하니 대통령은 고립에서 벗어나 이란 경제를 되살려야 한다며 친서방을 주장한다. 로하니 대통령은 13일 테헤란 유세에서 “이란이 또다시 고립되도록 해선 안 된다”며 “우리는 전 세계와 건설적이고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라이시는 15일과 16일 유세에서 “이란의 경제를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외국인에게 맡겨서는 안된다”며 “다른 나라와 교류해야 하지만 이란의 자존과 명예를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라이시는 17일 유세에서도 로하니 정부의 친서방 정책을 ‘애원하는 외교’라면서 “적들로부터 현금을 털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하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이란은 유럽과 경제 개방을 한층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라이시가 승리해 정권이 교체되면 핵 합의안은 지키겠지만 경제적인 자립을 강화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