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새 정부 들어 금한령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데

중국의 금한령이 조금씩 완화되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본격 해빙을 점치기는 이르지만 일단 분위기는 좋다. 롯데에 이어 아모레퍼시픽이 15일부터 정상 가동하기 시작했고 한류스타 모델 광고도 재개됐다. 중국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해지면서 아모레퍼시픽 제품 판매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한국무역협회는 19일 한중관계 개선 이후 중국 관광객의 한국 여행 수요 회복에 대비해야 한다는 내용의 ‘최근 중국 여행산업 현황’ 보고서까지 냈다. 교통과 숙박안내 인프라를 강화하는 등 유커를 맞이할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미국 쪽에서도 희망적인 언급이 나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대미특사로 미국을 방문한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롯데에 대한 제재도 풀리는 분위기 같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렇게 곳곳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는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특사외교 등으로 한중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새 정부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환대는 고무적이다. 하지만 김칫국부터 마실 일이 아니다.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우리 기업·교민의 어려움에 대해 중국 정부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중국 롯데마트는 여전히 영업정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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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해찬 대중특사의 방중을 계기로 관영매체를 동원한 중국의 사드 철회 압박은 오히려 강해지는 모습이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그제 한국의 특사 파견에도 사드 반대 입장은 불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 정부의 사드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사드 보복이 느슨해지는 듯하다고 상황을 낙관할 때가 아니다. 마침 이해찬 중국특사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새 정부는 사드 해결 방안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니 기대가 된다.

이럴 때일수록 중국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세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 당국에 외교적 명분을 안겨주고 실리를 챙기는 것도 필요하다. 이와 별개로 중국 의존도가 큰 수출시장과 관광객 다변화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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