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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탄핵정국에 금융패닉] 증시 8%↓ 채권값 7%↓...브라질 상품 투자자 '좌불안석'

증시·헤알화 18년래 최악 폭락

펀드 수익률도 2~3% 넘게 하락

증권사 영업점 환매 문의 이어져

"당분간 높은 변동성장세 불가피"

"단기 악재·저가매수 기회" 분석도





지난 1년간 앞다퉈 브라질 채권·펀드에 뭉칫돈을 쏟았던 투자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탄핵론으로 브라질 증시와 헤알화 가치가 18년 만에 최악의 폭락장을 연출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정치 리스크는 단기 이슈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은 한동안 높은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틀간 국내 증권사 지점에서 고객들의 브라질 펀드, 채권 환매 문의가 쇄도했다. 서울 강북 지역의 대형 증권사 영업점에 근무하는 한 프라이빗뱅커(PB)는 “펀드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고객들의 불안감이 크다”며 “최근 2~3일간 계속해서 환매를 원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가들이 모여 있는 강남 지역도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증권사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PB는 “이 지역은 펀드보다 채권 투자자들이 많은데 어제 채권 가격이 6~7% 떨어지면서 일부 고객들이 투자를 이어가도 되는지 불안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증권사 영업점에는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최근까지 해외 채권 중 러시아와 브라질 채권을 최우선 종목으로 추천했던 한 대형 증권사에서 이를 믿고 투자한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증권사에서 판매한 브라질 채권형 신탁 상품의 최소 가입 금액이 3,000만원에서 5,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금액이 커 불안감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브라질 투자 상품의 수익률은 급락했다. 이날 펀드 시장에서 ‘미래에셋연금브라질업종대표증권(C-P)’의 수익률은 전일 대비 2.24% 약세를 나타냈으며 ‘KB브라질증권(A클래스)’는 2.53% 하락했다. 연초 이후 27%의 수익률을 나타낸 ‘멀티에셋삼바브라질증권(A)’도 전일 대비 2.54% 하락했다. 연초 이후 25~30%의 수익률을 내던 상당수 펀드가 이날 2~3% 이상 급락했다. 채권 가격도 출렁거렸다. 정치 스캔들에 18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브라질 증시 이보베스파지수가 8.8% 급락했고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채권 가격은 7% 이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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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40% 이상의 수익률을 낸 브라질 펀드와 채권 가격은 테메르 대통령이 취임 1년 만에 뇌물 혐의로 탄핵 위기에 몰리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구조개혁을 강하게 추진하던 정치세력이 악재에 휘말리면서 증시가 폭락했고 이에 따라 자산가격도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불안감과 달리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위기가 단발성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급격한 변동성 속에 성급하게 대응하기보다는 중장기로 봤을 때 악재가 희석될 수 있으니 신중하게 행동할 것을 조언했다. 투자를 고려하고 있었던 고객들을 향해 주요 증권사 영업점 PB들은 “단기 리스크가 크지만 투자를 고민하는 고객에게는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루 사이에 투자 심리가 급변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산매각에 나서고 있어 원·헤알 환율은 다시 3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지만 채무상환능력(디폴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다시 정상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 PB들 역시 “1~2 주 내로 다시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환매를 원하는 고객들을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증권사가 브라질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 만큼 기존 고객의 경우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 신 연구원은 “당분간 브라질 자산가격 약세와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향후 테메르의 거취와 리더십 변화 등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자본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금융자산가치가 급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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