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해임’ 이튿날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대사를 만나 “내가 막 FBI 국장을 해임했다. 그는 미쳤다. 정말 미치광이(nut job)”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러시아 (커넥션 의혹) 때문에 엄청난 압력에 직면했었는데, 이제 덜어냈다(take off)”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수사대상이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당시 백악관 측에서 회동 발언의 요지를 문서로 정리했으며, 이를 접한 익명의 미 당국자가 제보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코미 전 FBI 국장을 해임한 이유가 ‘러시아 커넥션’ 수사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방증한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이는 기존의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과도 어긋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접견 후 기자들과 잠시 만나 라브로프 장관과는 양국 관계와 시리아 분쟁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고만 전했다. 코미 전 국장 해임이 라브로프 장관 접견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Not at all)‘라고 말한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만난 러시아 측 인사 가운데 최고위급이다. 특히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 커넥션‘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NYT의 이번 보도에 대해 반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FT에 보낸 답변에서 ”코미 전 국장이 러시아에 대한 수사를 공론화하고, 정치화하면서 러시아와 관계를 맺고, 협상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불필요한 압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코미의 해임에도 수사는 계속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국가 안보가 사적인 극비 대화의 유출로 훼손됐다“고 덧붙였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백악관 현직 관리 1명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는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관련해선 ”철저한 수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과 외국 정부 간 공모가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