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재검토에 돌입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녹색뉴딜’ 공약 중 핵심이 되는 사업이다. 한강·낙동강·영산강·금강 등 4대강을 정비해 해마다 반복되는 홍수·가뭄을 방지하고 수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이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4대강을 수로로 활용하는 ‘대운하’ 건설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문가들의 환경전문가들의 바대로 논란이 커져 대운하 계획이 철회되고 ‘4대강 살리기 정비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4대강 사업의 핵심은 가뭄 대비를 위해 13억t의 수자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4대강 하천 중간중간에 이포보, 강정보 등 총 16개의 보를 세웠다. 또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하상의 퇴적토를 파내 하천 바닥을 깊게 했다. 농업용 저수지 개선과 산업단지 및 농공단지 폐수종말처리시설 설치, 하수처리시설 확충 등의 부가사업도 진행했다. 또 4대강을 국민이 여가를 보내는 친환경 생태공간으로 만들자며 어도와 자전거길, 산책로, 체육시설 등을 조성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초기부터 시민단체, 종교계 등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은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됐으나,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졸속으로 정책 결정이 이뤄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건설회사 대표 출신인 이 전 대통령이 건설 공약을 서둘러 추진하면서 사업 추진의 필요성과 타당성, 문제점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4대강 사업의 마스터플랜은 2009년 6월,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발표돼 졸속이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입찰과 공사가 서둘러 진행됨에 따라 보 건설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입찰 공구를 사전에 나눠서 들어가는 ‘담합’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인 2015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대적인 담합 비리 조사에 착수하면서 11개 건설사, 22명이 기소되고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인 1,2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무리한 공사 기간 역시 문제됐다.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 임기 내인 2012년까지 사업을 끝내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단축했고, 이를 위해 건설사들은 휴일도 없이 야간작업을 이어가야 했다.
무엇보다 대규모 준설 등에 따른 습지 파괴 논란으로 ‘환경 파괴’라는 비난이 컸다. 환경단체와 종교계의 반대 시위와 성명서 발표 등도 끊이지 않았다. 낙동강 등 4대강에 발생한 ‘녹조라떼’ 현상은 4대강 사업에 대한 비난을 더욱 거세게 했다. 환경단체 등은 지구 온난화 등과 맞물려 4대강 가뭄 대비를 위해 보에 가둬졌던 물에 녹조가 발생하면서 수질오염이 심각해졌다고 비판했다. 낙동강 인근 주민들은 최근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낙동강 수질이 오염돼 피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내기도 했다.
국토부는 4대강 보가 녹조 발생의 원인이라는 지적에 관해 “녹조는 일사량과 수온, 물의 체류시간, 오염물질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는 것으로 보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4대강 녹조가 심각해지자 최근에 댐과 저수지, 보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방류량을 늘리는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방안’을 추진하는 등 녹조 해결책을 모색 중이다. 또 연초에는 16개 보의 방류 한도를 기존 ‘양수제약’ 수위에서 ‘지하수 제약’ 수위까지 낮추고 시기 또한 녹조 창궐 기간인 6∼7월에서 연중 수시로 확대한 바 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