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인형공방조합원들이 제주올레의 대표적 상징물로 자리 잡은 간세인형을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사단법인 제주올레
제주 여성들이 네팔에서 건너온 자투리 천을 활용한 간세인형 제작에 팔을 걷어붙였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제주 여성들이 네팔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응원하기 위해 간세인형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오는 6월19일까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제주 조랑말을 본떠 만든 제주올레 간세인형은 제주 여성들이 헌 옷과 자투리 천을 재활용해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만드는 제주올레 기념품이다. 제주 여성의 일자리 창출 및 제주올레 운영에 보탬이 되는 착한 인형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올레꾼을 비롯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배낭에 하나씩은 달려 있는 대표 기념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연간 1만개 정도 판매되는 간세인형은 올레길이 열려 있는 일본 규슈로 수출되기도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간세인형으로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한 제주 여성들이 자신의 바느질 솜씨를 발휘해 아시아 지역의 빈곤 여성을 응원한다는 차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네팔 현지에서 직접 공수한 자투리 천을 활용해 컵 받침, 한정판 간세인형 등을 만들어 펀딩 프로젝트에 참여한 후원자를 위한 리워드 상품으로 제공한다. 펀딩 후원금은 네팔여성 다와씨의 창업 종잣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다와씨는 아시아 여성과 청소년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 오요리아시아가 운영하는 카페 ‘미티니’의 매니저다. 지난 5년 동안 카페 미티니에서 훈련생-직원-매니저의 단계를 성실하게 밟아왔으며 많은 이의 응원으로 7월 카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간세인형 제작에 참여하기 위해 간세인형공방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국 이주 여성 리영씨는 “간세인형은 아이를 돌보며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 힘들었을 때 세상과 나를 연결해준 고마운 인형”이라며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만든 간세인형을 통해 멀리 있는 다와씨에게는 따뜻한 마음을, 펀딩 참가자에게는 고마움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다와씨의 성장은 개인의 경제적 자립을 뛰어넘어 아시아 지역의 여성과 청소년들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의미 있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 여성의 일자리 창출에 보탬이 되는 착한 인형으로 출발한 간세인형이 이번에는 아시아 지역 여성들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게 작게나마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 이사장은 ‘시사저널’ ‘오마이뉴스’ 편집장 등을 역임하며 23년간 언론계에 몸담고 있다가 지난 2007년 제주로 돌아와 올레길을 만들어 대한민국에 제주올레 열풍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