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연일 최고치 행진...'허니文 랠리' 이어 유동성 장세 오나

새 정부 확장적 재정정책

추경 편성 기대감 높아져

신용융자 잔액 7.3조 등

증시주변 대기자금 늘어

외인 韓 시장 주목도 호재



새 정부 취임 이후 주식시장의 허니문 랠리가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로 진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시장이 유동성을 등에 업을 경우 사상 최고 행진이 이어지겠지만 외국인의 수급에만 의존한다면 각종 대외변수에 따라 다시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재개하면서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새 정부가 일자리 추경을 통해 소비와 내수를 진작하겠다고 밝힌 만큼 시중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올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33%(7.71포인트) 오른 2,311.74에 거래를 마치며 또다시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장중 한때 2,326.57까지 올라 지난 10일 기록한 직전 최고치(2,323.22)도 10거래일 만에 넘어섰다. 외국인은 6거래일 만에 553억원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연기금을 앞세운 기관들이 2,814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첫 번째 요인은 새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는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거시지표가 좋은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시중에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 증시에는 호재다. 케이프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6년까지 총 18차례의 추경이 편성·집행됐는데 국회의결일을 기준으로 코스피는 의결 30일 전까지 3% 이내에서 등락을 보이다 100일 전후로 코스피는 최대 13.75%, 코스닥은 7.24% 상승했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월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보다 강한 이유 중 하나는 추경이라는 재료 때문”이라며 “정부는 추경 편성으로 국내총생산(GDP)을 0.2%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통계상으로는 GDP를 늘리는 마중물 효과보다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불어나 소비가 촉진되는 ‘부의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달 들어 증시 주변 대기 자금이 늘고 있는 점도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 들어 3월까지 21조~22조원대 박스권에 머물렀던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24조원 대에 올라선 뒤 5월에도 19일 기준 일평균 24조1,44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일평균 신용융자 잔액도 7조3,883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들의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주식거래활동계좌도 11일 2,340만8,114개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단기부동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돈이 몰리고 있는 점은 여전히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19일 기준 136조6,92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에 근접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행진에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불안 심리 탓에 투자처를 정하지 못한 투자자가 아직 많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주식 매수 여력도 충분하다. 2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투자액은 107조3,784억원으로 전체 금융자산의 19.1%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중장기기금운용계획(2017~2021년)상 국민연금은 올해 말까지 금융자산에서 국내주식비중을 최대 21.2%까지 가져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은 2월 “매년 불어나는 기금 규모를 감안하면 올해 국내 주식에 약 10조원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완화적인 통화 정책 기조 속에 글로벌 자금이 국내 증시처럼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된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경기 회복 속도에 비해 강세장을 지속하는 배경에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 중인 양적완화 정책이 작용하고 있다”며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처럼 자산가격이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빠르게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서민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