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취준생 등치는 SNS 취업사기

"좋은 일자리 소개" 미끼

불법 다단계 끌어들이고

도박범죄 가담 시키기도

고연봉 제안땐 의심하고

게시물 신원 꼭 확인해야



지방에서 취업준비를 하던 A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쇼핑몰 일자리를 소개해준다’는 글을 보고 관계자에게 전화했다. “일자리를 소개해줄 테니 일단 서울로 올라오라”는 말에 A씨는 곧장 상경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만난 이는 “일자리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며 “네트워크 마케팅을 해보자”고 권했다. A씨는 그때부터 10평 남짓한 반지하 방에서 10여명과 합숙하며 불법 다단계 조직에 휘말렸다. 심지어 제2금융권으로부터 1,500만원을 대출받아 1,000만원어치의 물품을 사야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취준생)들 사이에서 SNS가 취업정보를 얻는 필수 통로로 주목받자 이를 악용한 ‘취업 미끼’ 범죄가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이 지난 4일 검거한 불법 다단계 업체는 A씨와 같은 취준생 등 209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수법으로 불법 다단계 업체를 운영했다. 2011년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동 일대에서 대학생 등 5,000명을 대상으로 불법 다단계 범죄를 저질렀던 ‘거마 다단계’ 조직의 일당이었다.


단순 취업사기를 넘어 범죄 가담자로 전락하는 사례도 있다. 16일 경기도 일산동부경찰서는 베트남에서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운영에 가담한 혐의로 B(33)씨 등 5명을 구속했다.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인 이들은 일자리를 찾던 중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SNS 등 온라인광고에 현혹돼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이처럼 SNS를 이용한 취업사기 범죄가 일어나고 있지만 경찰 단속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경찰이 제보나 정보를 입수해 수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다 SNS에 떠도는 각종 정보를 모두 살펴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 역시 “온라인 모니터링을 하고는 있지만 정보량이 워낙 많고 이를 일일이 들여다볼 인력도 부족해 모든 정보를 살피기는 어렵다”며 “사건을 인지해 수사하기보다는 피해자 신고가 접수된 다음에야 수사에 착수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결국 취준생 스스로 SNS 취업사기를 걸러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취업 관련 전문가들은 먼저 과도한 연봉을 제시하는 SNS는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평균 연봉 수준보다 높은 보수를 제안하는 경우는 관심을 끌기 위한 것으로 대부분 불법 다단계이거나 기피직종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SNS 게시물을 올린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신원이 불확실한 계정이면 취업사기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SNS에 포함된 링크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SNS에 포함돼 있는 링크가 믿을 만한 취업정보 포털과 연결되는지, 해당 업체 채용 사이트와 연결되는지 등을 확인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취업전문가는 “일단 SNS에 올라오는 정보들이 거짓일 수 있다는 점을 취업준비생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며 “SNS의 특성상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문구나 조건을 내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두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