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재판 일정과 관련해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은 매일 재판을 열자고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이를 부당하다 주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 소속 한웅재 형사8부장은 재판부에 “공소사실이 많고 피고인들이 혐의를 부인하는 점을 감안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미 검찰은 10월부터 수사해 기록 파악이 끝난 상태”라며 “매일 재판은 불공정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기록만 12만쪽이 넘고, 변호인단이 사건을 물리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주 2차례 공판을 열면 빠르게 기록을 검토해 진행이 더뎌지지 않게 하겠다”며 “6~7월까지는 변호인이 기록을 볼 수 있도록 매주 3차례씩 재판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양측 입장을 고려해 다음 주 초까지만 일정을 정한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이 충분히 준비될 때까지 당분간은 매주 2~3차례 재판을 열기로 했다. 다만 증거조사 분량이 방대해 주 4회 재판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에 따라 25일 박 전 대통령만 출석한 상태에서 서류증거 조사를 진행하고, 29~30일 잇달아 공판을 열 예정이다.
이날 재판부는 남부구치소로 이감돼 변호인 접견이 어렵다는 최순실씨 측 요청과 관련해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접견시간 외에도 접견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