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의 ‘갑질’을 근절하기 위한 보복금지 규정이 신설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취임 이후 우선 가맹사업 분야의 불공정거래를 집중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5일 김 후보자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청문회 답변 자료에 “가맹본부의 보복조치 금지 규정 신설 등 제도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현행법에는 원사업자의 보복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으나 가맹사업법에는 관련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
가맹본부는 브랜드 통일성 유지를 명목으로 가맹점에 필수 식자재 등을 구매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로열티를 부과해 가맹점을 착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김 후보자는 “가맹사업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맹점 사업자의 지위가 열악하고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가 가맹시장의 건전성을 해치고 있다”며 “가맹점주의 지위 제고 및 권익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후보자는 가맹본부의 갑질로 인해 발생하는 가맹점 사업자의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해 광역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구매 필수물품 실태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가맹점사업자단체를 쉽게 설립할 수 있도록 신고제를 도입하는 안도 추진한다. 대리점들의 단체구성권을 보장해 가맹본부를 둘러싼 사업자들의 협상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김 후보자는 “대리점의 협상력 제고를 위해 대리점들이 단체구성권을 명문화할 것”이라며 “부작용 등을 감안해 정확한 실태 파악 후 추진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리점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기존 대리점법은 법 시행 이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한 계약부터 적용됐다. 시행 후 발생한 모든 불공정행위에 대리점법을 적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지난 18일 김 후보자는 내정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를 포함해 골목상권 문제 해결에 온 힘을 다하겠다는 등 민생 개선 정책에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그간 가맹본부 불공정행위 신고 이후 보복행위가 뒤따라도 마땅히 처벌할 규정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큰 틀에서 후보자의 정책 방향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