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화여대 첫 직선제 총장에 김혜숙 교수

학교법인 이화학당이 이화여자대학교 제16대 총장으로 선임한 김혜숙 교수/연합뉴스학교법인 이화학당이 이화여자대학교 제16대 총장으로 선임한 김혜숙 교수/연합뉴스


이화여대 철학과 김혜숙(63) 교수가 학교 131년 역사상 최초의 직선제 총장에 이름을 올렸다.

이화여대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김 교수를 제16대 총장으로 임명했다. 김 총장은 전날 있었던 총장 후보 선거 결선투표에서 57.3%의 지지를 얻어 국제대학원 김은미 교수(42.7%)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해 당선됐다. 그는 24일 열렸던 1차 투표에서도 득표율 33.9%로 가장 앞섰다.


이번 투표는 1886년 개교한 이화여대 역사상 처음으로 교내 모든 구성원이 참가한 직선제로 실시됐다. 교수, 직원, 학생, 동창의 투표 반영 비율을 놓고 진통이 있었으나 교수 77.5%, 직원 12%, 학생 8.5%, 동창 2%의 비율이 지난달 결정됐다.

김 총장은 “기쁜 마음보다 상당히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지난해 여름부터 지나온 과정 안에서 저에 대한 어떤 신뢰와 기대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구성원들 뜻을 모아서 여러 가지 안정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말이 있듯이 이화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 명예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정유라 사태와 관련 “(이사회) 어르신들과 상의해서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식으로 사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과 거리가 있다는 평을 두고는 “저는 반(反) 재단이었던 적이 없고 우리 학교 재단의 소중함을 잘 안다”며 “잘 화합해서 여러 난관을 극복할 것”이라고 했다.


이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 대학원에서 철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 총장은 1987년부터 이대 철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김 총장은 ‘학생들의 지지를 받는 교수’라는 평을 들으며 동시에 재단 등 학교 측과 거리감이 있다는 평가도 듣기도 했다. 김 총장은 또 지난해 12월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대 재학생들의 학내 시위와 경찰 진입 동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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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교내 구성원 직선제와 김 총장 당선은 작년 이대 평생교육단과대학 사태에서 시작됐다는 평이 나온다.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을 강행하려던 최경희 전 총장 등 학교 측이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당시 김 교수는 학생들과 뜻을 같이해 교수 시위를 주도했다. 본관 점거 농성의 상처가 아물기 전에 ‘정유라 입학 비리’가 터졌고 최 전 총장은 불명예 퇴진했다.

이사회는 총장 선임 논란과 관련해 지난 2월 교수, 직원, 학생, 동창 등이 참가하는 4자 협의체를 꾸리고 차기 총장 후보 선출 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4자 협의체는 지난달 10일까지 14차례에 걸친 회의를 이어오며 차기 총장을 어떻게 뽑을 것인지 논의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전을 기했고 그 결과 교내직선제로 선출 방식이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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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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