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항 주차장 한 켠에 스쿠터를 잘 세워둔 후(관리인께 여쭤봤더니 구석에 그냥 세워두면 된다십니다~) 우도행 여객선에 탑승합니다. 성산항과 우도 사이를 꽤 자주 오가니까 미리 표를 예매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갈 때 탄 ‘우일카훼리’는 좀 작은 배였지만 올 때 ‘우도랜드 2호’는 꽤 컸습니다. 10분 정도면 우도에 도착하기 때문에 왠지 헤엄쳐서 가도 될 것 같지만 제 착각이겠죠?
우도에서 제가 가장 기대한 것은! 바로 사이드카입니다. 요런 사이드카가 달린 이륜차를 달리 어디서 타보겠습니까. 우도에는 전기이륜차-스쿠터-삼륜차 렌털숍이 엄청 많은데, 그 중 몇 곳은 사이드카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폭풍 검색 끝에 찾아간 이 곳!
사이드카는 상상하던 대로 귀염 터집니다. 사실 승차감도 불편하고 조작도 조금 불편하지만 재밌잖아요. 그리고 운전대를 동행자에게 넘기고 사이드카에 앉아 가면 그렇게 편하다죠. 유유자적 우도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사이드카 운전은 일반 스쿠터와는 많이 다릅니다. 좌회전, 우회전 때 다소 핸들에 힘을 줘서 돌려야만 원하는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아무래도 사이드카+탑승자 무게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사이드카카 도로 연석이나 옆 차(…)에 부딪히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사실 무엇보다도 우도에는 렌트 이륜차, 삼륜차, 전기차가 너무 많습니다. 다들 성산항에 차를 세워두고 오거든요. 우도 구경에 방해가 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우도는 렌털숍들이 더 이상 신규 차량을 등록하지 못하도록 제한할 예정이라네요.
우도에서의 점심은 성게비빔밥입니다. 성게 러버인 저는 국내 해안도시나 섬이나 일본에 갈 때는 되도록 성게비빔밥집을 꼭 찾아갑니다. 서울에도 성게는 있지만 비싸거등요. 우도에서 먹은 성게비빔밥은 성게가 엄청 올라갑니다. 아쉽게도 정말 맛있는 성게는 아니었지만 1만원 조금 넘는 가격을 생각하면 훌륭했습니다. 주인장도 친절하셨구요.
참, 제주시내의 숙소에서 성산항까지 가는 코스도 훌륭했습니다. 사려니숲길 인근의 메타세콰이어길을 감상했고
싱싱한 녹차밭도 구경했습니다. 싱그러운 녹차향이 ‘마구마구’ 풍길 것 같지만 아닌 거 아시죠?
도중에 ‘벤리 트리오’와 마주치기도 했습니다. 언뜻 봐도 제주도에 놀러와서 함께 벤리를 렌트한 분들이신데, 마침 벤리 트리오도 성산항이 목적지인지 한참을 같이 달렸습니다. 본의 아니게 제가 맨 앞에 달리는 바람에 잠시나마 제가 로드를 맡은 듯한 기분을 맛보기도 했죠.
해안도로는 원없이 달렸습니다.
달리고 달리고 달리다가 간지 폭발하는 카페에도 몇 군데 들렀죠. 제일 마음에 들었던 곳은 ‘바람벽에흰당나귀’입니다. 참 시적인 이름인데 바닷가에 위치한 고로 카페 창밖의 풍경까지도 시적입니다.
간식으로 주문한 브라우니가 50점, 직원친절도 50점이었지만 풍경 100점에 커피맛 100점이라 재방문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우도 땅콩막걸리와 삼겹살로 제주도 스쿠터 여행을 마쳤습니다.
거진 2달 전의 여행기지만 쓰다 보니 더 놀고 싶어집니다. 왜 사람은 놀고 놀아도 더 놀고픈 걸까요? 우리도 이제 주4일제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부르짖)
전국의 두유바이크 애독자 여러분들은 저보다 많이 노시고 행복한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다음번 두유바이크에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