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착한 드라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막장은 없습니다” (종합)

개연성보다는 자극과 강한 극성을 앞세웠던 KBS1 일일드라마 판도에 따뜻함으로 무장한 드라마가 탄생했다. 처음 각오처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극성 대신 끝까지 따뜻한 감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 홀에서 KBS1 일일드라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고영탁 PD를 비롯해 주연배우 임수향, 도지한, 이창욱, 남보라, 이은형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경찰 지구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 속에서 좌충우돌하며 성장하는 순경 무궁화(임수향 분)의 사랑과 인생을 담은 드라마이다. 파출소를 무대로 우리 사회의 모습을 조명하고 풍자하면서 사랑과 정의, 인간애를 그릴 예정이다.

그동안 일일드라마 판도는 재미를 위해 다소 자극적인 전개를 펼쳤던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는 안방극장의 꾸준한 지적을 받아왔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또한 처음과 끝이 달라지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 PD는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물었을 때 드라마는 갈등이라고 말을 한다. 갈등이 없는 드라마는 드라마가 아니라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 ‘갈등의 끝’인 막장까지도 가기도 하고 갈등의 형태가 늘 비슷하게 반복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 PD는 “제가 이 드라마를 기획하거나 작가들과 논의를 하면서 이전 드라마들이 어땠는지 살펴보지 않았고, 드라마는 이렇게 해야 재미있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인물 캐릭터를 초석을 놓고, 인물 간의 기본적인 갈등을 풀어나갔다. 최대한 갈등을 개연성 있게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끔 노력을 해 나갔다”며 “만약에 보시기에 저희 드라마가 개연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따끔하게 지적해 달라. 지적을 받고 수정을 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수향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통해 생애 첫 일일드라마 주연 자리에 도전하게 됐다. 이에 대해 임수향은 “처음에는 일일드라마 출연과 관련해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캐릭터 하나 보고 결심했다. 미니도 하고 주말도 하고 했는데 일일을 안 해봐서 배우 인생에서 일일도 하고 하면 좋을 것 같았다”며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어 임수향은 작품과 관련해 “우리 드라마는 실제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파출소에서 기본적으로 일어나지만, 파출소와 경찰서에 가셔서 실제로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지, 주차문제에서 시작을 해서 음주운전 문제들 까지 실제로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며 “문제나 부조리한 상황들이나 억울한 상황들도, 여러 등장인물들이 따뜻하게 풀어나가는지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지한은 파출소 팀장 차태진을 연기한다. 극중 차태진은 뼈대 굵은 종갓집 가문의 종손이자 경찰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엘리트 경찰로, 불의를 못 참는 정의파다.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과 가족을 버리고 떠나버린 엄마 때문에 입은 상처가 큰 인물이다.

도지한은 이 같은 인물을 연기하게 된 소감에 대해 “경찰 제복을 입고 촬영을 하다보니 이전에 몰랐던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이창욱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유일한 악역이자 철부지 금수저 진도현을 연기한다. 무궁화에게 갑질을 하다가 이후 그녀에게 빠져드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이창욱은 “진도현은 악역이 아닌 듯 악역 같은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창욱은 “무궁화를 짝사랑하게 되고, 적극적인 구애활동을 하게 되는데,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악역처럼 못되게 가면 멜로가 들어갔을 때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너무 미워 보이면 어떡하지, 그럼 공감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악역으로서의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카리스마와 한 남자로서 귀엽고 매력적이고 자상하고, 진중할 때는 진중한, 넘나들 수 있도록 수위조절, 덜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형과 남보라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매력에 대해 ‘선한 에너지’를 꼽았다. 남보라는 “저희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힘이 선해서 좋더라. 대본을 읽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그 에너지를 받아서 연기를 하는 것 같다. 촬영장에 오면 행복한 기분이 많이 든다. 이 같은 에너지가 고스란히 연기에 녹아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일일드라마를 보는 사람들 표정이 어떤지 보니 같이 웃고 울고 하시더라. 그런 분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이은형은 “저도 대본을 볼 때마다 소소한 행보를 느끼고 있다. 극적인 것 대신 소소한 행복을 줄 수 있는 드라마”라며 “배우들이 워낙 밝다. 그 행복함이 시청자들을 행복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한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29일 오후 8시25분 첫 방송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