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의 백정민 교수팀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양창덕 교수팀과 공동으로 고분자 두 종류를 결합한 신소재와 금속 전극을 마찰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고효율 마찰전기 발전기를 개발해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최신호로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마찰전기 발전기는 두 물체가 스칠 때 만들어지는 전하 불균형을 이용해 전기를 만든다. 서로 다른 물체가 접촉하면 각 물체에 있는 음전하와 양전하가 이동하기 때문에 두 물체가 분리될 때 각 물체에 전하 불균형이 생긴다. 이런 전하 불균형 때문에 전자가 이동하게 되는데, 이것이 곧 전류다. 마찰전기 발전기는 이 전류를 수확하는 장치라고 보면 된다.
마찰전기 발전기는 양전하를 모으는 ‘금속 전극’과 음전하를 모으는 ‘고분자 유전체’로 이뤄진다. 백정민-양창덕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유전체로 쓰이는 고분자의 특성을 변화시켜 전기 출력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찾았다.
연구진은 우선 PVDF(polyvinylidend difluoride)라는 고분자를 기본 물질로 사용했다. PVDF는 눌렀을 때 양전하와 음전하가 양쪽으로 나란히 나눠 배열되는 전기적 성질인 유전성이 강한 물질이다. 이런 특징 덕분에 기존에도 센서와 배터리 장치에 유용하게 사용됐다.
양창덕 교수는 “유전성이 강해 분극이 잘 이뤄지는 PVDF의 유전상수는 8.6”이라며 “유전상수가 더 커지면 전기 출력을 더 크게 낼 거라 판단해 다른 고분자를 붙이는 방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PVDF에 PtBA(poly(tert-butyl acrylate))를 붙인 새로운 고분자를 만들었다. 이 물질의 유전상수는 16.5까지 증가했다. 그 결과 PVDF를 음전하 대전체로 사용할 때보다 전기 출력이 20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백정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마찰전기 발전기의 음전하 대전체는 유전상수 조절로 출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걸 보여 향후 대전체 연구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나무나 건물 같은 고정된 사물부터 자동차 등 움직이는 사물까지 다양한 에너지원을 이용해 스마트 기기를 충전하는 기술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