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 국토교통부 등 산하 공공기관이 많은 주요 부처들에 따르면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잇따라 선언했다. 이러한 정규직 전환 선언은 앞으로 다른 부처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산업부 산하 41개 공기업과 준공공기관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비정규직 관련 대책 긴급회의를 열고, 새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방침에 적극 호응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각사는 자사 비정규직과 파견ㆍ용역 등 간접고용 직원수 동향을 점검하고 이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 방안을 의논했다. 이들은 회사별로 비정규직과 간접고용의 형태 및 업무가 다르기 때문에 전환 방식은 각사가 자율적으로 정했다.
1분기 기준 한전의 비정규직 직원 수는 600명이지만, 청소ㆍ경비 등 파견과 용역을 포함한 간접고용 직원 수는 7700명에 해당한다. 간접고용을 포함한 비정규직은 한수원이 7300명, 5개 발전자회사가 각 500명, 강원랜드는 1500명, 코트라(KOTRA)는 500명.
이들 공공기관들은 청소ㆍ경비 같은 일반 업무 이외에 안전관리 등 회사 특수 상황을 감안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기술시험원, 에너지평가기술원 등의 계약 연구직은 직접고용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미래부가 각 부처 중 가장 먼저 산하 연구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추진 방침을 밝혔다. 미래부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25개 출연연 비정규직 연구원의 현황을 파악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인천공항공사에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감정원 등도 정규직 전환 검토에 돌입했다.
29일 ‘정규직 전환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 LH의 경우 비정규직이 올 1분기 기준 1304명이며, 파견과 용역을 포함한 간접고용 직원이 876명 정도. LH는 이 가운데 고정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최대 1000명 정도로 보고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공기관들의 속내는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공기업(35개)ㆍ준정부기관(89개)ㆍ기타공공기관(208개) 등 332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은 지난해 기준 3만6499명. 이들 공공기관 정원(32만8519명)의 11.1% 수준이다. 하지만 급여기준 등이 정규직과 다른 무기계약직(2만8910명)은 정규직이나 비정규직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을 예정이다. 여기에 파견ㆍ용역 등 간접고용이 8만2300명에 달해 실제 이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운 상황. 정부의 가이드라인도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