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7일의 왕비’ 연우진X박민영X이동건, 치명적 멜로라인 탄생

폭군의 역사에 짓눌린 사랑 이야기를 폐비 입장에서 그린 드라마 ‘7일의 왕비’가 안방극장에 찾아온다. 연우진X박민영X이동건이 완성한 애틋하고 치명적인 멜로라인은 안방극장에 어떤 여운을 안길까.

2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는 KBS2 새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극본 최진영, 연출 이정섭)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정섭 감독, 박민영, 연우진, 이동건, 황찬성, 고보결, 도지원, 박시은, 백승환이 참석했다.

‘7일의 왕비’는 단 7일,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를 둘러싼 중종과 연산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로맨스 사극 드라마. ‘쾌도 홍길동’, 제빵왕 김탁구’, ‘힐러’,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연출한 이정섭PD와 최진영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날 이정섭PD는 “‘7일의 왕비’는 치마바위 전설로 알려진 단경왕후의 사랑을 모티브로 해서 상상력을 더해 만든 작품이다”라며 “기존 드라마와는 다르게 깨끗하다. ‘소나기’ 같은 느낌의 사랑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드라마를 소개했다.

‘7일의 왕비’가 픽션 장르이긴 하지만, 가족적으로 얽히는 애정 관계로 인해 역사면에서 우려가 따를 수 있는 부분에서는 “삼국시대나 고려시대, 조선시대에서는 나이에 대한 관념, 가족에 대한 관념이 지금과는 달랐다. 근친상간이 예전에는 많이 있었고, 조선 왕족끼리의 혼례도 많이 있어왔다. 그런 시절이었기 때문에 ‘사실이다’ ‘역사 왜곡이다’ 쪽으로 생각해주시지 않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 “광해군, 연산 등에 대해 공부했는데, 다양한 연산에 대한 이야기가 있더라. 정치를 하면서 미친 인물로 만들어졌다는 얘기, 그렇지 않고 실제로 미쳤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 부분에서 연출자와 작가가 어떻게 캐릭터와 이야기로 표현할지, 개연성 있게 그릴지가 숙제였다”며 “다행히 최진영 작가가 이야기를 잘 만들었다. 지금까지 그려진 연산과는 다르게 고독한 인물로 다뤄질 것이다. 시청자들이 이 사람의 인생에 함께 고민하고 아파하도록 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섭PD는 관전포인트로 “우리 경쟁작이 ‘수상한 파트너’와 ‘군주’다. ‘수상한 파트너’의 지창욱과 ‘군주’의 김소현이 나와 함께 작업한 적이 있어 가족 같은 기분이다. ‘쾌도 홍길동’ 이후로 4년 만에 사극을 하는데, 서로 아무 사고 없이 작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하나다. 대본이나 신의 감정 밀도가 높아서 이거 어떻게 구현해낼지가 관건이다. 많은 스태프들의 숙제다. 타 드라마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감정을 우리가 하나하나 집중하며 만들어내고 있다. 이게 시청자들에게 그간 보여준 드라마와 다르게 다가가 감동을 이끌어냈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공주의 남자’와 ‘구르미 그린 달빛’의 계보를 이을 것인가라는 반응에 대해서는 “이번 드라마의 캐스팅 기준은, 지금까지의 역할과 다른 것을 보여줄 인물을 찾았다. 특히 이동건은 지금까지와 다른 연산을 보여주는 데서 신경 썼다. 다른 배우들 역시 그렇다. 고민 끝에 함께하자고 결정했다. 가슴 저리게 즐길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심혈을 기울인 캐스팅 과정을 언급했다.



극 중 단경왕후가 되는 신채경 역의 박민영은 “아름다운 첫사랑을 지니고 있다가 죽은 줄 알았던 역이(연우진)가 되돌아오면서 고뇌하는 여자다. 내적 묘사를 잘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두 분(이동건, 연우진)이 케미 장인이시기 때문에 호흡을 걱정하지는 않았다. 나를 귀염귀염 쓰담쓰담 해주는 케미가 그려질 것 같다. 츤데레처럼 나를 동생 대하듯 그려질 것 같다. 역이와는 첫 사랑의 어린 시절의 순수한 추억이 있다. 둘만 같이 있어도 아련한 추억이 절로 나오는 분위기가 되겠다”고 세 주연배우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를 예고했다.



왕 이융(이동건 분)의 이복동생 진성대군 이역 역을 맡은 연우진은 “백승환 군이 워낙 아역의 표현을 잘 해줘서 좋았다. 그림이 예쁘더라. 기운을 잘 받아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차갑게 변해가는 과정을 어떻게 보여줄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작품을 접하는 소감을 말했다.

조선의 제 10대 왕 이융으로 분한 이동건은 ‘7일의 왕비’를 통해 19년만의 첫 사극에 도전하며 파격변신을 예고한다. 이동건은 “내가 표현하는 연산은 특별하고 강한 인물이다. 도전하고 싶던 역할이다.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늘 변화를 꿈꿔왔었다. 20년 만의 도전을 하는 것 같아 설렌다”고 말하며 캐릭터 변신을 꾀했다.

최근 MBC ‘역적’에서는 배우 김지석이 같은 인물 연산을 표현한 바 있다. 이와의 차별점으로 “일부러 김지석씨의 연산을 보지 않으려 했다. ‘역적’에는 없는 채경이라는 인물, 이역이라는 인물과 얽혀가는 과정에서 이번 연산은 또 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캐릭터 준비 과정으로는 “대본을 끊임없이 읽고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게 나의 방법이다. 준비 과정이 짧아 버거웠지만, 계속 상상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인물에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동건은 “물론 결혼 준비와 함께 있어서 힘들긴 하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두 가지이기 때문에 수면이 부족해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동건과 조윤희는 최근 혼인신고를 통해 법적으로 이미 부부가 되었으며, 조윤희의 임신소식까지 겹쳐 겹경사를 전했다. 두 사람은 ‘7일의 왕비’가 끝나는대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이역의 벗 서노를 연기하는 황찬성은 “역을 닮고 싶어하고 역을 위해 사는 역할이다. 멋있는 인물을 연기하게 돼서 기쁘다”고 기쁜 마음을 밝혔다. 박민영과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로 10년만에 만난점으로는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다. 그 시절의 촬영 모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굉장히 반가웠다”며 “나만 잘 하면 되겠다. 열심히 하겠다. 무술 연습과 승마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노력 과정을 전했다.

이역의 반정을 돕는 명혜 역의 고보결은 “역을 왕으로 세우기 위해 힘쓰는 인물이다. ‘걸크러쉬’를 보여줄 예정이다”며 “역을 사랑하고 내 인생을 모두 걸 정도의 인물이다”라고 예고했다.

이역의 어머니 자순대비 역을 맡은 도지원은 오랜만에 사극을 만난 기분으로 “내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오랫동안 해왔는데, 현대물을 생각하다가 얼떨결에 사극을 하게 됐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사극에 도전해볼 만한 시기가 아닐까 싶었다. 이정섭 PD와의 작업도 좋아서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채경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박시은은 “신채경이란 캐릭터는 당차고 활발하고 솔직하다. 어떤 면에선 성숙하기도 하고 여리고 소녀스러운 아이다”라며 “처음 채경 역을 맡았을 때, 중요한 역이라 부담도 있었는데 감독님과 많이 의논하면서 채경이를 차근차근 이해하려 했다. 어떻게 하면 사랑스럽게 보일까 고민했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이역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백승환은 “이역은 어린 시절부터 많은 억압을 받아와서 할 수 없던 게 많았던 인물이다. 채경이를 통해 마음이 열려서 빠르게 변화한다. 형님(이융)을 굉장히 믿고 의지하는데, 배신을 겪으면서 세상을 가지겠다고 마음 먹는다”라며 “부담도 있었지만 채경이와(박시은)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캐릭터를 표현했다”고 전했다.

한편 ‘7일의 왕비’는 31일부터 매주 수, 목 밤 10시 방송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