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문 상시개방 대상은 △낙동강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 6곳이다. 정부는 다음달 1일 물 높이가 ‘양수 제약수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상시 개방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4대강 보 개방을 지시한 지 7일 만에 마련된 정부의 이행 방안이다.
양수 제약수위는 농업용 양수장의 취수에 영향을 주지 않은 수위를 뜻한다. 물고기 이동을 위한 어도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어도 제약수위보다는 낮고 주변 지하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지하수 제약수위보다는 높다. 이번 조치로 현재 수위(관리수위) 대비 강정고령보는 1.25m, 합천창녕·죽산보는 1m, 달성보는 0.5m, 창녕함안·공주보는 0.2m가량 각각 내려가게 된다.
이윤섭 환경부 기획조정실장은 “창녕보 수위를 2월16일부터 3월6일까지 1.3m 낮춰보니 체류시간이 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녹조 저감에 절대적인 영향을 못 준다고 하더라도 일단 (수위를) 내려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농번기가 끝나는 10월부터 개방 수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주보는 2.4m, 창녕함안보는 1.3m까지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는 보 인근 양수시설 등을 개량해 16개 보 모두의 수위를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러한 보 상시개방에 대해 농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미 전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4대강 보의 상시개방은 어쨌든 농업용수 부족으로 이어져 인근 농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4대강 총 122개의 양수장은 한 해 2억5,000만톤의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번에 상시개방이 결정된 6개 보 인근 양수시설은 55개다. 이곳에서 한 해 1억5,000만톤 가량 취수된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이번 대책이 수질개선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4대강 전체 보의 전면 개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의 이번 대책안은 22일 발표보다도 후퇴한 것”이라며 “소극적인 방류수위 저하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정부는 가뭄 대책도 발표했다. 보령댐 공급량 일부를 대청·용담댐 등 인근 댐에서 대체 공급하는 급수체계 조정, 모내기 이후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특별교부세 70억원(경기 25억원, 충남 45억원) 지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관련기사 33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가뭄 대책이 미봉책에 그쳐서는 안 되고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이 되게 하라”며 “중요한 것은 타들어 가는 농심과 함께하는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정책과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지시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