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9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결코 용인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규탄하며 미국과 함께 구체적인 대북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도발을 계속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며 “미국과 함께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즉시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외교 루트를 통해 북한에 강력 항의했다.
거듭되는 북한의 도발에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공조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의 전화통화에서 양국이 대북압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하는 한편 북한에 영향력을 지닌 중국 측에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한 추가 역할을 요구하기로 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이날 일본을 방문하는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나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을 겨냥해 오는 7월 워싱턴에서 미일 양국의 외무·국방장관이 참석하는 ‘2+2’ 협의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협의회가 성사된다면 이는 2015년 4월 이후 2년여 만에 열리는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는 일본 이지스함의 미사일 요격체제를 지상에 확대 배치하는 ‘이지스 어쇼어’ 도입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일본은 한층 더 강력한 미사일 방위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여 대북 억제력 강화를 명분으로 군사력 확대를 꾀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편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앞서 28일(현지시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전쟁은 인류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미 동맹국들을 큰 위협에 빠뜨리지 않도록 북핵 문제를 외교 해법으로 풀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정권은 한국과 일본에 큰 위협이 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에도 위험이 될 수 있다”면서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지 못해 전쟁이 벌어진다면 아마도 대부분에게 인생 최악의 전쟁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