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이 29일 각 부처 공무원들을 향해 ‘조직 이기주의’에 빠졌다며 작심 비판했다. 특히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과거 보수정부 방식에 맞춰져 있다고 꼬집었다.
국정기획위가 1차 업무보고를 마친 만큼 부처 파악이 끝났다고 보고 본격적인 군기 잡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출범 초기 인사 논란과 재계와의 대립 등 악재가 불거진 상황에서 국정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2차 전체회의에서 “지난 5년간 보수정부가 우리와 좀 다른 국정운영을 했는데 문재인 정부의 관료들이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제대로 느끼거나 공감하지 못한 측면이 많다”며 “우리 정부는 촛불민심을 받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데 공직자들은 그 점에 대해 우리와는 감이 다른 듯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을 다루는 사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강조하신 것처럼 서생적 문제의식, 상인적인 정책감각을 가져야 한다”며 9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지난주 업무보고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많은 부처가 대통령 공약을 베껴오고 했지만 대체로 기존 정책들을 길만 바꾸는 표지 갈이가 눈에 많이 띄었다”며 “과거 잘못된 행정 관행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반성을 토대로 바꾸려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김 위원장의 발언을 의식한 듯 해명에 나섰다. 박광온 대변인은 “공직자들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의도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그간 정책을 추진해온 관성 때문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정기획위는 이번주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 이행을 위한 부처 간 합동 업무보고를 진행한다. 30일 공공 부문 일자리 확대를 위한 합동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한 합동 회의를 열 계획이다. 또 업무보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부처에 대해서는 추가 보고를 받을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