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효자서 골칫덩이로…러브펀드의 추락

러, 유가 하락·경제제재 직격탄

브라질 탄핵이슈로 정치적 혼란

올 수익률 각각 -2.22·-0.28%

회복 어려워 vs 저가매수 타이밍

전문가 투자 전망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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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파죽지세의 성과를 보였던 러브(러시아·브라질) 펀드가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유가 하락과 정정 불안이라는 암초에 증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회복이 어려워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과 “저가매수의 기회”라는 조언이 엇갈리고 있다.


2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러시아와 브라질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2.22%, -0.28%에 불과하다. 특히 브라질 펀드는 최근 3개월간 -10.52%까지 추락했다. 러시아·브라질 펀드는 지난 한 해에만 40%대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공모펀드가 시장에서 외면받는 가운데도 효자펀드로 꼽혔다.

러시아 펀드 중에서는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연초 후 -6.7%)’ ‘KB러시아대표성장주(-3.95%)’ ‘신한BNPP더드림러시아(-3.13%)’ 등이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브라질 펀드는 대부분의 개별 펀드가 올해 들어 1~2%대나마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5.12%)’ 펀드가 평균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러시아는 원유 등 에너지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유가 변동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원유가 다시 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러시아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연초 이후 러시아 RTS 지수는 6.88% 하락했다. 지난 25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9개월간 감산을 연장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하락하는 등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주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도 “당분간 수익률 회복이 어렵다”며 러시아 펀드를 추천상품 목록에서 제외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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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같은 기간 6.4% 올랐지만 3개월간은 4.33% 빠졌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등 정치적 혼란이 가장 큰 불안요인이다. 박승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경제 펀더멘털 개선, 경제개혁 등이 추진되면서 브라질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대통령 탄핵, 정부 연정이 와해될 가능성 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러브 펀드의 부진을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김혜미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팀 과장은 “브라질의 정치적 리스크가 이른 시일 내에 해소되기 어렵지만 연금·재정 분야의 경제개혁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며 “소비자심리 등의 경제지표도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보여 장기적으로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 등에 따르면 지난 한 주(18~24일) 동안 글로벌 펀드 시장에서는 브라질 펀드로 7억6,000만달러(약 8,526억원)가 한꺼번에 순유입됐다. 정치적 혼란에 따른 증시 하락을 틈타 기관투자가들이 저가매수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이 밖에 유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러시아 펀드의 수익률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최근 국제금융센터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오는 4·4분기 56달러대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을 제시한 바 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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