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순실, 승마協·마사회 인사 관여…박상진, 승마協 취임 후 정유라 임신 여부 물어봐"

최순실 측근·정유라 후견인 역할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 증언

최순실씨가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와 한국마사회 임원 등 승마계 주요 인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씨 측근이자 최씨 딸 정유라씨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공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말했다. 박 전 전무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무렵 최씨를 수시로 만났는데 최씨는 (당시 승마협회 회장사였던) ‘한화그룹이 잘 지원하지 못한다. 삼성그룹으로 바꾸면 잘 할 것’이란 말을 나를 비롯해 여러 사람에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 뒤 회장사가 실제로 삼성으로 바뀌자 놀라웠다고 덧붙였다.

박 전 전무는 최씨가 한국마사회 부회장 인사에 개입한 정황도 털어놨다. 그는 “2013년 5월께 정윤회씨를 만났는데 정씨가 이상영씨를 데려와 ‘앞으로 마사회에 갈 사람’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뒤 한국마사회 말산업육성본부장 겸 부회장에 올랐다.


박 전 전무는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2015년 3월15일 대한승마협회장에 취임한 뒤 정씨의 출산(5월8일)을 전후로 “정유라가 임신했느냐”고 질문해왔다고도 증언했다. 박 전 전무는 최씨 부탁으로 임신한 정씨를 지속적으로 돌보면서 바깥에는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그런데 삼성측에서 먼저 사실 여부를 물어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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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전무의 말대로라면 삼성은 당초 주장하는 시점보다 더 일찍 최씨와 정씨의 존재를 인지한 셈이다. 삼성은 2015년 7월25일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2차 독대 뒤 박 사장이 독일에 건너가 박 전 전무를 만나면서 최씨와 정씨를 알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박 전 전무는 “박 사장이 질문한 게 정씨의 출산 전인지 후인지 그 무렵에 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정확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씨는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나는 엄마가 없다”고 말하는 등 최씨와 심하게 다툰 정황도 이날 법정에서 공개됐다. 박 전 전무는 “2014년 12월께 최씨의 요청으로 정씨와 사실혼 관계였던 신주평씨를 함께 만났다”며 “정씨가 파카를 입었는데 임신해서 배가 불러있었다”고 기억했다. 정씨는 이 자리에서 박 전무한테 치씨를 향한 불만을 터뜨렸다고 박 전 전무는 전했다. 최씨는 딸의 출산을 앞두고 박 전 전무에게 “(정씨가) 아이를 낳는 것이 여러 가지로 창피하다”, “(신주평씨는) 결혼시킬 상대가 아니다”라며 “(정씨를) 독일에 가서 말이나 타고 말이나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씨는 실제 박씨와 함께 2015년 4월 독일을 방문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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