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에서 펀드매니저의 신화로 자리매김했다가 내부자 정보활용 의혹에 휩싸이며 추락한 스티브 코언이 재기에 나선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때 투자의 귀재로 군림했던 스티브 코언이 무려 200억달러(22조5,000억원)에 달하는 헤지펀드 출범을 추진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운용자금 규모는 헤지펀드 초기 모집액으로 역대 최대금액이다. 펀드는 코언의 투자업무가 허용되는 내년 초 출범할 전망이다.
미 명문사립대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한 코언은 지난 1992년 자신의 이니셜을 딴 SAC캐피털을 설립하며 ‘헤지펀드의 달인’으로 부상했다. 그는 투자회사의 알짜 정보를 갖고 대량의 주식을 거래하면서 30%에 육박하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해 펀드업계의 살아있는 신화로 군림했다. 불과 9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회사는 2008년께 직원이 1,200명으로 급증했고 운용 자금도 170억 달러에 이르렀다. 하지만 2012년 뉴욕연방검찰이 그를 내부정보 이용혐의로 기소하면서 추락이 시작됐다. 회사는 유죄를 인정하고 2013년 18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고 문을 닫았다. 다만 코언에 대해서는 뉴욕연방검찰이 결정적인 물증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2018년 이전에는 고객자금 투자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그동안 코언은 폐업한 SAC캐피털을 대신해 헤지펀드가 아닌 가족자산 관리회사 ‘포인트72’를 설립해 운영해왔다. 포인트72가 운용하는 자산은 100억 달러, 직원도 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투자업무가 금지됐던 코언이 포인트72를 통해 화려한 월가 복귀를 준비해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포인트72의 운용자산들도 200억 달러의 신규 헤지펀드에 편입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