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2017년 국가경쟁력 평가 순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3개국 중 29위로 지난해와 같았으며 31위를 기록했던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노동시장과 기업의 경영관행은 최하위를 나타냈다. 노동시장 부문은 52위로 한 계단 미끄러졌으며 세부적으로 노사관계가 62위로 꼴찌에서 두번째를 기록했다. 경영관행도 59위로 두 계단 올랐지만 여전히 순위가 낮았다. 구체적으로 이사회 회사경영 감독의 효과성과 회계감사의 적절성이 63위로 꼴찌였으며 경영진의 사회적 책임, 관리자의 신뢰성이 각각 60위였다.
문재인 정부가 각종 위원회 설치 등 ‘큰 정부 역할’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부 효율성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28위로 지난해보다 2계단 내려갔다. 기업여건은 48위로 지난해 46위에서 밀렸다.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심화, 기업관련 규제 등으로 저조한 순위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규제에 의해 자유로운 경영활동이 저해되는 정도’가 57위로 2단계 내렸다. 정부결정 및 집행의 효과성이 49위로 6계단 미끄러졌고 사회통합정도가 55위, 뇌물공여·부패비리가 40위 등이었다.
지난해 탄핵정국 등으로 사회통합지표는 후퇴했다. 사회통합정도 순위가 43위에서 55위로 하락했고 정치불안의 위험도는 59위, 뇌물공여·부패비리 순위는 40위를 나타냈다. 물가부문은 높은 생계비 수준으로 47위를 기록, 지난해보다 3단계 올랐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물론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분야도 있었다. 과학인프라가 8위, 재정정책 부문이 15위, 기술인프라가 17위였다.
종합 1위는 지난해에 이어 홍콩이 차지했다. 스위스도 2위를 유지했고 싱가포르가 미국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미국은 4위로 한 계단 밀렸다.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18위로 7계단이나 올랐다. 일본은 26위로 전년과 같았다.
IMD는 올해부터 기술변화에 대한 각국의 적응력 및 기술개발능력 등을 평가하는 ‘디지털 경쟁력 순위’도 발표했다. 우리는 19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빅데이터 사용 및 활용능력이 56위, 중소기업 중 혁신적 기업 비중 32위, 기업의 위기·기회 신속대응력 46위 등 4차 산업혁명 준비도는 미흡했다. 1위는 싱가포르, 2위 스웨덴, 3위 미국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 3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네스코 등의 통계를 70% 활용해 집계됐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