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선포된 계엄령으로 항공사와 여행사에 필리핀 노선 예약 취소 문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항공사들이 필리핀 노선에 대해 여전히 환불·변경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의 남부 민다나오 섬 계엄령 선포 이후 항공사와 여행사에 노선 예약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은 필리핀 여행을 취소한 고객에 대해 ‘단순 불만’을 이유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필리핀에 계엄령이 떨어져 불안해서 못 가는 건데 이를 ‘단순 불만’으로 간주할 수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단순불만’ 사유로 여행 상품이나 항공권 예약을 취소할 경우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를 두고 공사와 여행사 측이 자국민 안전과 관련해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행사와 항공사 측은 계엄령이 내려진 지역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 한정되고, 우리 외교부가 60일간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구역이 민다나오의 가얀데오로시, 다바오시 두 곳이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해당 지역에 대해 가급적 여행 취소나 연기를 하거나 긴급용무가 아닌 한 철수할 것을 권고한다는 의미다. 민다나오의 잠보앙가, 술루 군도, 바실란, 타위타위 군도에는 전부터 여행금지 경보가, 민다나오 다른 지역은 여행금지에 준하는 특별여행경보가 발령돼 있었다.
항공사들은 인천에서 필리핀 북부지역 마닐라, 세부, 클라크 노선을 정상 운항하고 있다. 항공사 측은 “민다나오 지역은 예전부터 여행 자제가 권고됐던 지역으로 계엄령이 내려졌다고 해서 필리핀 다른 지역까지 안전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외교부의 추가 조치가 없는 한 수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