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신경다양성 인재들이 기업 경쟁력을 향상 시키는 새로운 혁신 능력자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신경다양성을 가진 이들을 인재로 고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으며 전에 없이 뛰어난 업적을 쌓고 있는 기업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이란 자폐스펙트럼장애, ADHD, 난독증, 사회 불안증 같은 소아정신질환이 뇌의 결함이 아닌, 뇌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표현형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경우, 특정 분야에서는 정상인 즉, 신경전형적(neurotypical)이라고 불리는 이들보다 뛰어난 면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와 관련, 하바드비지니스 리뷰지는 이번 5월호에 ‘신경다양성을 경쟁력으로’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SAP(다국적 소프트웨어회사), 휴렛패커드, 마이크로소프트, 와트슨, 포드같은 저명한 기업들이 신경다양성 인재의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기사는 델컴퓨터, IBM, JP모건, UBS 같은 회사도 신경다양성 인재의 채용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한다. 4년 전부터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SAP의 관리자들은 단순히 여론이 좋아지는 것 이상 회사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으며, 생산성, 품질, 제품혁신능력이 모두 향상되었고 다른 직원들의 업무 참여도도 더 늘어났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고용주가 성장 및 교육배경, 성별, 문화 등이 다른 여러 직원들이 가진 다양성이 이점을 준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중에서 신경다양성이 특별하게 가지는 이점은, 이들의 뇌가 신경전형적인 사람의 뇌와 다르게 배선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거나 만들어내고자 하는 노력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 할 수 있다는 것이 꼽힌다.
실제 소아정신질환을 가졌지만 지금은 HPE에서 소프트웨어 테스터로 일하는 한 직원은, 프로젝트가 출시되기 직전 다른 직원어느 누구도 발견해내지 못한 결함을 발견해 냈다. 이 일로 인해 회사의 엄청난 손실을 막을 수 있었고, 이후 회사는 그가 결함을 발견해낸 방식을 채택해 활용하고 있다.
‘난독증이 주는 이점(dyslexic advantage)’라는 책을 쓴 브록 이드 박사 또한 “백만장자 중에서 난독증을 가진 사람이 30퍼센트나 된다.”며, “정상의 뇌와 달리 ADHD, 자폐, 학습장애를 가진 사람의 뇌세포는 가까운 뇌세포와 연결이 적은 대신 떨어진 뇌세포와 연결이 많다. 이것은 꼼꼼하고 빠른 일처리는 어렵게 하지만 큰 그림을 그리거나 다른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두 가지 아이디어를 연결시키는 데는 도움이 된다. 그것이 바로 그들이 가진 창의성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시류에 맞춰 신경다양성 인재를 등용시키는 길이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아정신과의사들도 회사가 신경다양성 인재를 많이 채용하는 것이 회사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ADHD, 자폐를 가진 이들을 그냥 내버려둔다고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고 병을 충분히 치료해주어야 장점이 발휘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예전에는 웬만큼 좋아지지 않고서는 차별의 벽이 높으므로 완치나 부작용 없이 기적 같은 치료를 찾거나 치료를 아예 포기하는 부모들이 많았다. 이제는 약물치료, 행동치료 같은 보편적인 치료를 꾸준히 해주는 게 더 필요해진 세상이 되었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