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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재미 부담감은 확신으로”…‘알쓸신잡’ 나영석 PD의 자신감

“잡다한 지식에 대한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면 ‘알쓸신잡’은 절대 재미없는 방송은 아닙니다. 저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른 차원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알쓸신잡’ 나영섭 PD)

알아두어도 딱히 쓸 데 없는 잡학지식과 손을 대는 프로그램마다 소위 ‘대박’을 불러일으키는 ‘스타PD’ 나영석 PD가 만났다. 시청자들의 지적 목마름을 채워주기 위해 탄생한, 이름마저 독특한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합사전’은 나 PD의 흥행열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사진=CJ E&M사진=CJ E&M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합사전’)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나영석 PD, 양정우 PD, 유희열이 출연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 PD의 새로운 도전으로 눈길을 모은 ‘알쓸신잡’은 정치·경제, 미식, 문학, 뇌 과학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잡학 박사들과 연예계 대표 지식인 유희열이 진행을 맡아 분야를 넘나드는 지식 대방출 향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나 PD는 ‘알쓸신잡’에 대해 “재밌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예능프로그램이다. 저희는 재미라는 것이 웃음만이라고 생각을 안 했다. 기존의 예능이 눈이 즐거워지는 프로그램이라면 이번에는 한 번 뇌가 즐거워지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에서부터 ‘알쓸신잡’이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알쓸신잡’의 공동연출을 맡은 양정우 PD는 ‘알쓸신잡’에 대해 “출발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가 ‘인문학 어벤져스’로, 이야기를 듣다보니 지식도 들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일부 사람들은 ‘알쓸신잡’을 ‘알뜰신잡’으로 알고 있더라. ‘알아두면 쓸모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줄임말 ‘알쓸신잡’이다”고 정의했다.

‘알쓸신잡’은 연예계 대표 지식인으로 알려진 유희열이 진행을 맡았으며, 작가 유시민을 필두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정재승이 출연을 한다. 이들은 국내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펼치며, 딱히 쓸 데는 없지만 알아두면 흥이 나는 신비한 ‘수다여행’을 콘셉트로 시청자들의 지적 유희를 만족시킬 전망이다.

국내 굴지의 대학교인 서울대학교 출신인 유희열은 지식인으로 알려진 연예인 중 한 명이다. 이번 ‘알쓸신잡’ 여행에 대해 유희열은 “연예계 대표 지식이라고 써서 너무 부끄럽다. 처음에는 도대체 무슨 역할인지 모르고 갔었는데, 바보 역할을 맡고 있는 것 같다”며 “네 분과 같이 하면 저까지 덩달아 괜찮아 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새삼 제가 얄팍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사진=CJ E&M사진=CJ E&M


유희열은 “나PD도 그렇고 양PD도 그렇고 많이 아는 척을 하지 말아 달라, 일반인의 시선으로 해 달라고 해달라고 부탁을 해서 아는 것을 웬만큼 감추려고 했는데 들어가자마자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더라”며 “나 PD가 외모만 번지르르한 사람을 앉혀놓은 것”이라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수다를 듣는 ‘알쓸신잡’은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신선한 출연진의 조합은 흥미로우나, 예능적인 재미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동시에 존재했다. 전문가들이 등장하는 만큼 어려운 이야기가 주를 이룰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알쓸신잡’에 앞서 수많은 인문학 프로그램이 등장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에 대해서 의문을 품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나 PD는 “수준이 너무 높아서 지식인들의 지적유희를 꼭 봐야하나하는 걱정들이 있으신 것 같은데, 막상 들어보면 그렇지 않다. 이번 통영 여행에서 테마는 ‘이순신 장군’과 ‘소설가 박경림’이었다. 이에 대한 수다를 하는데 우리도 알고 싶어하는 것들을 쉽게 풀어서 이야기 한다”며 “예를 들면 난중일기가 이순신 장군의 일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제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해 간단한 해석을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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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너무 재미있고 빠져들게 되더라. 지루한 순간은 한 번도 없었고, 계속 듣고 되더라”며 “다만 다음 날이 되면 떠오르는 것이 없는데 그건 시청자들의 몫이다. 잡다한 지식에 대한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면 절대 재미없는 방송은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른 차원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고 확신했다.

유희열은 기존의 인문학 프로그램과 ‘알쓸신잡’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유희열은 “예전에 ‘말하는대로’라는 프로그램을 했었다. 그 프로그램과 ‘알쓸신잡’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여기 나오는 분들이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온다는 것”이라며 “‘말하는대로’는 강의할 것들을 미리 준비해서 오는데, 여기(‘알쓸신잡’)에 오시는 분들이 하는 유일한 생각은 ‘통영에서 뭘 먹어야겠다’ 뿐이다. 준비가 없는 것이다. 강의가 아닌 수다, 그 지점이 ‘알쓸신잡’과 기존 인문학 프로그램과의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사진=CJ E&M사진=CJ E&M


‘알쓸신잡’을 하면서 바보가 된 것 같다고 고백했던 유희열. 그렇다면 프로그램 출연을 확정한 것에 대한 후회가 있을까. 유희열은 이와 관련해 “후회가 될 수 없다. ‘알쓸신잡’은 잘 찍어야 하는 부담이 없는 프로그램이다. 흘러가면서 계속 이야기를 듣게 되는 형태인 것 같다”며 “재미있다. 이렇게까지 많은 지식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함께 다니는 네 분 모두 공간과 지역과 음식과 모르는 것이 없다. 계속 다니면서 감탄을 했다. 최고의 여행 가이드, 여행 서적을 각 분야별로 4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유희열은 네 명의 ‘인문학 어벤져스’의 끝없는 수다에 대해 폭로하기도 했다. 유희열은 “최고의 여행이었다. 18시간 가까이 수다를 떨었는데, 이렇게까지 수다를 떨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쉬는 시간이 20분도 안 된다”며 “잠깐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쉬자고 해도 수다를 떠시더라. 심지어 그렇게 수다를 떨었는데, 마지막에 하는 말이 ‘못 다한 이야기는 나중에 만나서 하자’더라. 다만 특징은 여행이 끝나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나 PD는 유희열이 폭로한 이들의 수다에 대해 첨언했다. 나 PD는 “쉽게 말해 ‘어제 나 장어먹었어’가 인문학과 과학, 문학을 넘어서 식탁으로까지 넘어오는 데 그 과정에서 지적 희열을 느낄 수 있다”며 “어려운 이야기가 전혀 아니고 한 번도 고민해 본 적이 없는 것인데 그 분들은 알고 있다. ‘아 그렇구나’하는 재미가 분명히 있다. 별별 이상한, 잡학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부가 설명을 했다.

‘알쓸신잡’에 대한 나PD의 믿음은 확고했다. 나 PD는 “사실 찍어보고 안 되면 양 PD가 연출한 것이라고 말한 뒤 살짝 빠지려고 했다. 많은 분들께서 ‘알쓸신잡’이 뜬금없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며 “진짜 재밌다. 보고 있으면 ‘희한하다 남 이야기만 듣는데 왜 재밌지’를 느끼실 수 있다. 녹화를 하고 편집을 하고 방송이 가까워질수록 프로그램 흥행에 부담이 확신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 PD는 재미 뿐 아니라 네 명이 전하는 지식에 대한 팩트 체크도 꼼꼼히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나 PD는 “자문해 주시는 그룹도 계시다. 저희끼리 팩트 체크를 하고, 그 분들의 말이 틀린 점이 없는지 유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나 PD가 생각하는 ‘알쓸신잡’은 현재까지 총 8회 분으로 기획돼 있다. 나 PD는 “8부작 생각하고 있는데 반응 좋으면 조금 더 해볼까 싶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 웃었다. 나 PD의 말에 유희열은 “프로그램에 대해 긴장을 하는 나를 보면서 나 PD가 ‘형이 무슨 프로그램을 했지? 형, 대표작 하나 만들어 줄게’라고 말하더라. ‘스케치북’이 아니라 제 대표작이 ‘알쓸신잡’이 될 것 같다”고 나PD의 자신감을 폭로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알쓸신잡’은 2일 오후 9시50분에 첫 방송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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