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가보자!”
9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날린 장하나는 날아가는 볼을 향해 큰소리로 주문을 걸었다. 주문대로 볼이 그린에 올라가 핀 2m 거리에 붙자 장하나는 클럽을 빙빙 돌리며 팔짝팔짝 뛰었다.
‘에너자이저’ 장하나(25·비씨카드)가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장하나는 2일 롯데스카이힐 제주CC(파72·6,28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6억원)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6번홀(파4) 티샷 OB(아웃오브바운즈) 탓에 더블보기를 범했지만 나머지 홀에서는 버디 6개(보기 1개)를 잡았다. 6언더파 단독 선두 하민송에게 3타 뒤진 공동 10위. 역전 우승도 충분한 상황이다.
이번 대회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년 반 동안 4승을 쌓은 장하나의 국내 투어 복귀전이다. 장하나는 지난 2013년 국내 투어 상금왕에 오르는 등 통산 8승을 챙긴 뒤 2015년 미국에 진출했다. 올해도 2월 호주오픈 우승 등으로 순항했지만 아버지와 함께 투어를 다니느라 한국에 홀로 남은 어머니를 챙겨야 한다며 지난달 23일 국내 복귀를 발표했다.
지난달 멕시코에서 열렸던 로레나오초아 매치플레이 이후 한 달 만의 실전라운드였지만 장하나는 첫판부터 세계랭킹 11위다운 안정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그는 장타자답게 가볍게 2온에 성공한 9번홀(파5)에서 이글 퍼트에는 실패했지만 두 홀 연속 버디를 이어갔다. 13번홀(파4)과 14번홀(파3)에서는 각각 5m, 10m 버디 퍼트를 넣었고 17번홀(파3) 1m 파 퍼트를 놓친 뒤에는 18번홀(파5) 벙커에서의 세 번째 샷을 잘 올려 파로 막았다. 경기 후 장하나는 “5년 만에 OB를 내 긴 하루였다”고 웃어 보인 뒤 “많은 팬들의 응원 덕에 설렘 가득한 첫 라운드를 잘 마쳤다”고 했다.
지난주 우승자 이지현과 1승이 있는 박민지가 5언더파 공동 2위에 오른 가운데 상금 1위 김해림은 이븐파로 마쳤다.
/서귀포=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