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주목할 점은 취업준비생 11만명에게 월 30만원씩 최대 3개월간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다. 또 신성장기업이 정규직을 3명 채용하면 정부가 한 명분의 임금을 연 2,000만원 한도 내에서 3년간 지원한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2년간 30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와 기업이 여기에 돈을 얹어줘 총 1,6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가동된다. 아울러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 중 노인, 중증 장애인은 의무를 전격 면제해 기초생보 수급 대상자도 넓히기로 했다. 정부는 이로 인해 총 11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추경안을 의결했다. 7일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는 22일을 국회 통과 데드라인으로 삼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청년구직수당이다. 약 11만 6,000명의 구직청년들에게 월 30만원씩 최대 3개월간 수당을 지급한다. 정부는 상품권이 아닌 현금으로 지급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 정부의 취업 상담, 직업훈련, 알선 패키지인 ‘취업성공패키지’ 3단계 참여 청년에게 지급하는 것을 추진한다. 정부 관계자는 “프랑스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도 구직지원 플그램과 연계해 구직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며 “서울시의 청년수당 등 지역자치단체 사업과는 가급적 중복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정부가 정규직을 채용하는 신성장기업에 인건비를 보전해주는 것이다. 이른바 ‘중기 청년취업지원사업’으로 4차산업혁명 유관업종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의 중소기업을 공모를 통해 결정하고, 이 기업이 청년 세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경우 세번째 근로자의 임금을 연 2,000만원 한도로 3년간 지원한다. 정부는 올 하반기 5,000명을 선정해 지원할 목표를 세웠다. 업종은 정부가 정한 11대 신산업분야, 성장유망업종 등으로 구체적인 업종은 앞으로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각부처가 협의해 지정할 예정이다. 기업이 정규직이지만 낮은 임금을 주는 꼼수를 방지하기 위해 최저임금 110% 이상을 지급하는 기업만을 대상으로 삼을 계획이다. 정부는 이로 인해 1만 5,000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중기에 취업한 청년에게 정부가 목돈도 마련해준다. 현재 중기에 취업한 청년이 2년간 30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600만원 부담)와 기업(300만원)이 합쳐서 총 1,2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해줬다. ‘청년내일채움공제’ 프로그램인데, 이를 1,600만원으로 확대한다. 취업자의 부담은 그대로고 정부의 부담이 900만원, 기업이 40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번 추경에서 정부는 공공부문 1만 2,000명을 새롭게 채용하기로 했다. 중앙 공무원이 4,500명, 지방이 7,500명이다. 중앙은 경찰관이 1,500명, 부사관 및 군무원이 1,500명, 근로감독관과 집배원, 인천공항 제2터미널 등이 1,500명이다. 지방은 교사 3,000명, 사회복지공무원 1,500명, 소방관 1,500명 등이다. 다만 지방의 학생수가 계속 줄어드는 데 교사를 추가로 채용하는 것이 예산낭비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보육, 보건, 요양, 사회복지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2만 4,000개를 추가로 만든다. 노인 일자리는 3만명을 추가로 만들고 단가 역시 종전 22만원에서 27만원으로 상향한다.
여성 일자리 환경 개선을 위해 육아휴직자의 첫 3개월간 급여를 현재 통상임금의 40%, 월 상한 100만원에서 80%, 상한 150만원으로 2배 인상한다. 국공립 어린이집도 올해 계획보다 2배 확대한 360개소로 늘린다. 치매 국가책임제를 지원하기 위해 치매안심센터를 현재 47개에서 252개소로 확대한다. 추경으로 1,418억원을 투입한다. 치매안심병원 역시 605억원을 들여 34개소에서 79개소로 늘린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을 위한 4,000억원 규모의 전용펀드를 새롭게 만든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