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염증성 장질환자 10명 중 9명가량이 비타민D 부족·결핍인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성 장질환은 소장·대장 등에 지속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증상이 복통·설사 등 장염과 비슷하지만 완치가 쉽지 않고 방치할 경우 장 천공, 대장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5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윤혁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지난 2013~2015년 염증성 장질환 진단을 받은 83명(궤양성 대장염 49명, 크론병 34명)의 비타민D 혈청 농도를 분석한 결과 89.2%인 74명이 부족 또는 결핍 상태였다.
염증성 장질환자의 평균 혈청 비타민D 농도는 12.3ng/㎖로 건강한 대조군(20ng/㎖)의 61.5%에 그쳤다. 혈청 비타민D 농도 10~19ng/㎖인 부족군은 41명(49.4%), 10ng/㎖ 미만인 결핍군은 33명(39.8%)였다.
비타민D 결핍은 특히 여성, 크론병의 위험인자였다. 비타민D 결핍 여성이 염증성 장질환에 걸릴 위험은 결핍 남성의 4.7배나 됐다. 비타민D 결핍 남녀가 크론병에 걸릴 위험은 궤양성 대장염에 걸릴 위험의 4배였다.
염증성 장질환자 가운데 아연·셀레늄 혈청 농도 결핍자(혈청 농도 70㎍/dL, 95㎍/L 미만)는 39%, 31%를 차지했다. 40세 미만의 젊은 환자들은 아연이, 알부민 수치가 낮은 여성 환자는 셀레늄이 결핍되기 쉬운 것으로 분석됐다.
윤 교수는 “비타민D·아연·셀레늄 같은 미세영양소가 결핍될 경우 각종 염증에 취약해지는 만큼 평소 고른 영양섭취와 햇빛 노출을 통한 비타민D 합성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며 “한국인 염증성 장질환자, 특히 여성 크론병 환자라면 영양제 등을 통한 적절한 미세영양소 보충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연구결과는 대한소화기학회가 발행하는 영문 학술지 ‘장과 간’(Gut and liver) 5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