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달 28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오찬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발사대 4기 추가 반입을 보고했나’란 질문에 옛시조의 한 대목을 읊은 것. ‘말하기 좋다 하고…’로 시작하는 작자 미상 시조로, ‘말 때문에 시끄러워지니, 차라리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의미다.
한 장관은 “조사가 되고 나름 정리되고 하는데 이런저런 말을 하는 게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회담에서 매티스 장관에게 주한미군 사드 체계 배치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보였다. “진행 중인 사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조치는 전적으로 국내적 조치로, 기존 결정을 바꾸려거나 미국에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다”는 내용이다. “한국 내에서 지금 사드 관련 논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한 장관은 기자들에게 “(한·미 국방장관회담의) 의제에 대한 방향은 다 청와대와 조율한 내용”이라며 “(청와대와 조율한) 문안을 충실히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조치’에 관해선 “보고 누락이나 환경영향평가 등을 적시하진 않았고 다른 해석이나 덧붙임이 있는 얘기는 안 했다”고 언급했다. 청와대가 준비한 모범답안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만 했다는 의미다. 매티스 장관에게 ‘전적으로 국내적 조치’라고 설명한 보고 누락 논란의 주요 당사자 중 한 명은 한 장관으로 청와대의 조사까지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현직 장관이라는 신분 때문에 본인이 개입된 논란을 미국 측에 설명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까 하노라~’란 시조를 읊은 건 곤혹스러운 자신의 처지를 자조한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한 장관은 지난 2월 매티스 장관과의 회담과 사전 실무협의를 통해 사드 체계 배치를 4월 내(한국의 새 정부 출범 전)에 마무리하기로 합의한 당사자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