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해 에너지 산업 전반에 대한 ‘패키지’ 제재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민간에 대한 탄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베네수엘라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최대 국영 석유기업 PDVSA를 포함한 에너지 부문 전반을 ‘패키지’ 제재할 수 있다”면서 “미 행정부가 석유수출기구(OPEC) 가입국의 에너지 산업 전반에 대한 제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재 방안으로는 미국 내 베네수엘라 석유 수입 전면금지와 PDVSA가 미국 정부와 계약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수차례에 걸쳐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제재를 발동한 바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민주주의 훼손 혐의로 베네수엘라 대법관 8명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했으며 앞서 지난 2월에도 마두로 대통령의 정치적 심복인 타렉 엘 아이사미 부통령을 국제 마약밀매 혐의로 제재했다.
이번 추가 제재 검토는 마두로 정부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PDVSA가 최근 헐값에 국채를 팔아치운 것이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근 골드만삭스는 PDVSA가 2014년 발행한 채권 28억달러(약 3조1,400억원)어치를 8억6,500만달러에 매입해 구설에 올랐으며 일본계 노무라홀딩스도 액면가 1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3,000만달러에 사들였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야당지도자인 훌리오 보르헤스 국회의장은 “정부가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에 국채를 팔아 마련한 돈 중 최소 3억달러를 러시아산 무기 구매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수출의 95%를 석유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저유가로 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4월부터 마두로 대통령 퇴진과 조기 대선 등을 요구하는 야권의 반정부시위와 정부군 간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른 사망자는 65명에 이르고 부상자는 1,000여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