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신탁 방식 재건축 속도내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사업시행자에 한국자산신탁

영등포구청, 첫 지정 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

연내 불발 가능성 높아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될 듯



신탁방식의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여의도의 아파트 단지들 중 시범아파트가 처음으로 구청의 사업시행자 지정 인가를 받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파트 소유주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 부동산신탁회사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는 신탁방식의 재건축사업은 재건축추진위원회나 조합을 설립할 필요가 없어 일반 재건축사업보다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71년 12~13층 1,790가구 규모로 지어진 여의도시범아파트는 준공 당시 국내 최초 10층 이상 높이의 아파트 단지, 여의도 최초의 아파트라는 역사적 의미에 한강변 입지와 1,000가구 이상의 규모로 재건축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영등포구청은 1일 한국자산신탁을 여의도시범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는 내용의 고시를 했다. 정비구역은 시범아파트가 위치한 영등포구 여의도동 50번지 일대 10만8,823㎡며 준공 예정 시기는 오는 2023년 5월이다. 시범아파트는 2008년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재건축사업에 나섰으나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다 지난해 11월 주민총회를 열어 한국자산신탁을 예비신탁사로 지정했다. 여의도시범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최대 과제는 연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해 내년부터 부활 예정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꼽힌다. 주민들이 신탁방식의 재건축사업을 선택한 주요 배경으로도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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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청과 한국자산신탁에 따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열릴 주민 총회에서 재건축사업의 방향이 결정될 예정이다. 여의도아파트지구의 3종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한 시범아파트의 현재 기본 용적률은 230%다.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려면 정비구역 내 기부채납 비율, 임대주택 가구 수 등을 반영한 재건축사업계획안을 마련해 용적률을 법적 상한인 300% 가까이 높여야 하지만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또한 시공사 선정과 구청의 사업계획 인가, 관리처분계획 확정 등의 절차들도 남아 있다. 때문에 한국자산신탁과 주민들은 관련 절차를 최대한 단축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여의도시범아파트의 현재 사업 진행 상황을 감안하면 연내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근 공인중개사 대표는 “부동산신탁회사에서는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여의도시범아파트는 아직 사업시행 인가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시범아파트처럼 신탁방식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인 공작·수정·대교 등 여의도의 다른 아파트단지들은 아직 시범아파트보다 사업 진행이 뒤처져 있다는 점에서 역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재건축사업 진행이 내년으로 넘어가면 서울시가 4월 용역을 발주해 내년 상반기께 확정할 예정인 여의도 지구단위계획의 적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사업 진행이 더 지연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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