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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무도’ 멤버변화 성적표③] 저조한 성적, 해결책은? #노홍철 #시즌제

MBC ‘무한도전’은 몇 년간 5의 굴레에 얽매여있다. 2014년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한 이후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만이 남았다. ‘무한도전’ 측은 5명으로 프로그램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 ‘식스맨 프로젝트’를 발동했다. 2015년 5월 광희가 합류했고, 그해 11월 정형돈이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했다. 다시 5명. 제작진은 양세형을 게스트로 출연시킨 후 서서히 고정 멤버로 활용했다. 이번에는 광희가 군대에 갔다. 또 다시 5인이다.



/사진=MBC ‘무한도전’/사진=MBC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앞서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다섯 명만 남았을 때 ‘식스맨’ 특집으로 새 멤버 광희를 영입했다.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5명만으로는 프로그램을 끌어가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이후로 양세형을 영입했지만 정형돈과 광희의 하차로 또 다시 5명의 멤버만 남다 보니, 게스트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졌다. 그러나 게스트의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휴식기 이후 박보검, 서현진 등이 출연한 ‘2018 평창’, ‘어느 멋진 날’ 시청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노홍철과 정형돈의 복귀설이 흘러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네티즌들은 이들이 ‘무한도전’에 먼저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했다. 특히 정형돈은 별다른 논란 없이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했기 때문에 복귀가 더욱 수월한 상황. 그러나 현재는 정형돈 보다 노홍철의 복귀가 부각되고 있다. 노홍철이 타 프로그램에서 크게 활약하지 못하는데 반해 정형돈은 ‘주간아이돌’과 ‘뭉쳐야 뜬다’ 등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 게다가 스스로의 의사로 하차를 결심한 바 있기에 합류가 불투명하다.

노홍철은 어떨까. 2014년 11월 음주단속에 적발돼 그 주부터 ‘무한도전’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촬영 분 대부분을 편집하거나 CG처리 했다. 그토록 필사적으로 흔적을 지웠던 시기를 지나, 2015년부터는 ‘그 녀석’이라는 단어로 간간히 언급됐다. 지난 5월 방송된 ‘히든카드’에서는 드디어 목소리로 출연했다. 유재석이 욜로 라이프에 대해 힌트를 얻기 위해 전화통화를 한 것. “우리 목요일 녹화이지 않냐”는 친근하고 어색함 없는 대화가 노홍철에 대한 시청자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무한도전’에게 주어진 길은 무엇인가. 크게는 5인 체제 그대로 가는 것, 새 멤버 영입, 시즌제 도입의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5인 체제는 휴식기 이후 다소 저조한 성적과 매회 게스트를 초대하는 등에서 버거움이 드러났기에 주된 해결책으로는 뒤의 두 가지가 적절하다. 다만 12년 째 이어지는 ‘무한도전’이고, ‘식스맨’으로 광희가 합류할 때나 양세형이 게스트에서 고정으로 넘어오면서 반발이 적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전혀 새로운 멤버가 들어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누군가가 합류하게 된다면 기존 멤버였던 노홍철의 가능성이 큰 것이다. 노홍철은 ‘쩐의 전쟁’, ‘여드름 브레이크’, ‘술래잡기’ 등 ‘무한도전’의 특색이 드러나는 여러 특집에서 사기꾼 기질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의 성격을 공고히 했다. 2049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지점을 그를 통해 사로잡았다. 또한 노홍철은 보조 MC의 역할도 일정 부분 수행했다. ‘조정’, ‘언니의 유혹’,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등에서 진행 마이크를 잡았던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사진=MBC ‘무한도전’/사진=MBC ‘무한도전’


다만 ‘무한도전’을 향한 시청자들의 도덕적 잣대가 높은 편이기에 그의 복귀를 확답할 수는 없다. 우선 노홍철 본인의 의사도 그렇거니와 제작진과 다른 출연진들이 시청자들의 여론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김태호 PD로서는 “당분간 5인 체제를 유지한다”고만 밝혔을 뿐 이후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명확히 이야기하지 않았다. 정형돈과 달리 노홍철은 법을 어긴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또 다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시즌제다. 이미 ‘무한도전’은 한 번 휴식기를 거쳤지만, 사실상 7주 중 4주는 레전드 특집으로 대체했기 때문에 오롯이 쉰 것은 3주 뿐. 제작진은 그 시기에 다음 방송 아이템을 찾는 등 프로그램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일주일 간격으로 방송 한 편을 만드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 그래서 프로그램을 2주 분으로 늘리는 등 분량 확보를 위한 방법을 선택하는데 이럴 경우 전개가 늘어진다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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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는 이미 2015년부터 시즌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 강연에서 “시즌제, 영화나 인터넷 방송 등 공중파 TV가 아닌 다른 매체로의 영역 확대” 등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다들 알다시피 2017년인 지금에도 김태호 PD의 바람은 실현되지 못했다. 방송사 사정 등 현실적인 문제들에 가로막혔다.

현재 예능프로그램 중 성공적으로 시즌제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나영석 PD가 만든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신서유기’ 등이 그렇다. 다만 나영석 PD도 KBS라는 지상파의 제약을 벗어나 tvN으로 넘어가서야 가능했다. 게다가 ‘꽃보다 청춘’과 ‘삼시세끼’는 특정 지역에서 정해진 일정이 있기 때문에 시즌으로 나누기가 더욱 수월하다. 비교적 ‘무한도전’과 비슷한 성격을 띠는 ‘신서유기’는 당초 웹에서 서비스 됐기 때문에 포맷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MBC는 최근 종영한 예능프로그램에 시즌제를 약속했다. 비록 높은 가능성은 없을지라도 ‘무한도전’과 서로 바통을 이어받을 수도 있다는 희망이 조금은 있다. 최근 봄 개편을 맞이해 ‘듀엣가요제’, ‘우리 결혼했어요’, ‘마이 리틀 텔레비전’ 모두 시즌 종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추가 시즌의 가능성을 놓지 않았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고정 시청자층, 광고 수익 등 현실적인 제약의 미해결로 마냥 반길 수는 없지만, 제작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할 방식이다.

12년 간 이어온 ‘무한도전’을 토요일 MBC에서 보지 못한다는 것이 어찌 큰 슬픔이 아닐 수 있을까. 그러나 지금 시대에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제자리걸음이 아니라 도태다. 따라서 ‘무한도전’의 변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기존 멤버 복귀든 새 멤버 충원이든 시즌제, 혹은 플랫폼의 변화든. 아무쪼록 웃음과 감동을 위해 고군분투해 온 제작진과 출연진의 열정이 앞으로의 ‘무한도전’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기를 바랄 뿐이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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