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애청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 바로 ‘무한도전 위기설’이다. ‘무모한 도전’이 첫 방송된 2005년 이래로 ‘무한도전’은 숱한 위기설에 휘말려왔다. 프로그램 자체에서 논란이 생겼을 때도, 멤버가 논란을 일으켜 하차했을 때도, 몇 주간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했을 때도 위기설은 ‘무한도전’을 가만두지 않았다.
‘무한도전’이 여전히 건재함은 분명하다. 5일 TV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무한도전’은 비드라마 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다. 1위가 아이돌 지망생 혹은 아이돌이 출연하는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와 KBS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인 것을 감안하면 국민예능답게 체면치레는 한 모양새다.
그렇다고 해서 제작진과 출연진들의 부담감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광희가 들어오고 정형돈이 나간 이후, ‘무한도전’에는 게스트에 의존하는 특집이 많아졌다. 실제로 정형돈이 하차한 2015년 11월부터 ‘무도드림’, ‘불만제로’, ‘무한뉴스’, ‘공개수배’, ‘예능총회’, ‘마션’, ‘못친소’ 등 순수하게 ‘무한도전’ 멤버들만 출연한 특집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2016년 8월 들어서 양세형을 포함한 6명이 ‘두근두근 다방구’ 특집을 꾸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게스트로도 시청률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올해 휴식기 7주 중 4주를 채웠던 레전드 특집을 제외하더라도 시청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회가 4개나 된다. 특히 ‘2018 평창’ 1부에는 박보검이 출연했는데도 8.9%에 그쳤고, ‘어느 멋진 날’에는 서현진과 함께 섬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9.6%에 머물렀다. 게스트가 ‘무한도전’의 돌파구는 아니라는 소리다.
‘무한도전’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전 특집들을 살펴봤을 때, 대체로 멤버들의 합이 잘 맞아 떨어지는 데서 호응이 좋다. 혹은 ‘무한도전’ 특유의 신선한 룰이 빛났던 특집들이 호평을 받았다. 휴식기 이후 오로지 멤버들끼리만 각종 대결을 즐긴 ‘대결! 하나마나’, 예능 최초 입법에 도전한 ‘국민의원’, 추격전에 거짓말 하면 안 된다는 룰을 더한 ‘진실게임’이 선방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결국 ‘무한도전’을 ‘무한도전’답게 만드는 것은 게스트가 아닌 고정 출연자들의 힘이다. 그것을 알기에 제작진은 ‘식스맨’ 프로젝트를 열었으며, 게스트로 출연한 양세형을 고정 출연자의 위치까지 올려놓은 것이다. 양세형은 ‘퍼펙트 센스’에 출연한 이래로 매주 도움을 준다는 형식으로 출연하다 공백기 이후 인트로에 당당히 얼굴이 등장했다. 아직 포털사이트에 ‘무한도전’을 검색하면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만 뜨지만, 유재석과 김태호 PD가 “양세형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현 멤버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양세형이 들어왔어도 5명이다. 물론 양세형은 본인의 몫을 어느 정도 해주고 있다. 특유의 빠른 두뇌회전으로 순발력 있는 상황 판단이 가능하며, 공채 개그맨답게 수준급의 유머감각도 갖추고 있다. ‘무한도전’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추격전과 콩트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허나, 길까지 포함하면 7명이서 소화하던 분량을 지금은 5명이서 소화해야 한다. 제작진과 출연진 입장에서는 버거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계속 말 나오는 것이 하차했던 멤버들의 복귀다. 순혈라인을 기억하는가. ‘무모한 도전’ 1회부터 출연한 이들을 일컫는 말로 일명 ‘유돈노’라고도 한다.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 중 현재는 유재석만 남아있는 상황. 추가 멤버 후보로서 주로 꼽히는 사람들이 바로 이 정형돈과 노홍철이다. 이들이 있을 당시 ‘무한도전’은 남부럽지 않은 전성기를 이뤘다. 다년간의 세월을 통해 각각 독립적인 캐릭터를 구축했고, 그 사이에서 다양한 조합과 케미스트리를 만들었다.
물론 이들의 복귀에는 시간적인 여유도, 감정적인 회복도 필요하다. 그러나 요즘처럼 멤버들끼리 도란도란하기 보다는 게스트의 출연이 잦아지는 때, 그 시절 멤버들의 호흡에 향수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