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세월호 참사 당시 수색구조 임무를 맡은 업체 중 하나였던 ‘88수중 주식회사’에 정부가 미지급한 25억여 원의 비용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는 7일 88수중이 정부를 상대로 낸 세월호 수색구조비 지급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88수중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청의 요청으로 실종사 수색 기간 수색 작업에 참여했지만, 기존에 청구한 185억원이 아닌 56억원을 받았다. 정부는 88수중이 바지선 하루 임대료로 쓴 1,500만원이 아닌 불과 950만원만 인정했고, 잠수사들의 잠수병 예방에 쓰는 감압장치 작동기사들의 인건비도 88수중이 사용한 29만 4,000원이 아닌 20만 4,000원을 책정했다. 심지어 88수중이 애초 작업기간보다 15일 이상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13억여원의 지연배상금을 공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88수중은 안전처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고, 법원은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정부가 책정한 바지선 임대료가 “일반적인 작업에 투입될 경우 적용되는 시장가격”이며 “세월호 사고현장에선 하루 24시간 가동된 만큼 작업 강도가 높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정부는 실제 비용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감압장치 작동기사의 인건비 역시 “국가의 명령에 따라 수난 구호에 나선 것이라면 정부는 그 비용이 부당하게 과다한 것이라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실제 지출한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며 “정부가 지출 비용 중 일부만 지급하면서 나머지를 수난구호자에게 부담하게 하는 건 부당하고 온당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지연배상금을 공제한 것도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세월호 수색 작업은 빠른 조류 속도, 선내 해수의 시야 상태, 선체 내부 붕괴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잠수사들이 수색 작업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작업 지시서 상의 일정을 준수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였다”고 판결했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