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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받침’ 첫방] 예능 결합까지! KBS의 ‘책 입문법’은 진화 中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고민을 끊임없이 거듭하고 있다. 특히 ‘책과 친숙해지는 방법’이라는 난제를 극복하고자 부단히 노력 중이다. 그리고 ‘냄비받침’으로 새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6일 오후 11시 10분 KBS2 새 예능프로그램 ‘냄비받침’이 첫 방송됐다. ‘냄비받침’은 스타가 자신의 독특한 사생활을 책 속에 담는 리얼 버라이어티로 각 회별 스타들이 출연해 직접 선정한 주제로 각양각색 관심사, 취미, 특급 사생활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사진=KBS2 ‘냄비받침’ 방송 캡처/사진=KBS2 ‘냄비받침’ 방송 캡처




이날 첫 방송에서는 특별 MC 유희열의 참여 하에 MC 이경규, 안재욱, 김희철과 게스트인 배드민턴 선수 이용대, 그룹 트와이스가 각자의 ‘진짜 스토리’를 출판하는 첫 작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먼저 주제를 기획하며 1회를 장식했다. ‘냄비받침’ 책 속에는 각 스타의 특급 사생활은 물론, 독특한 취미나 자신만의 관심사를 담을 예정.

이경규는 ‘대선 낙선자 인터뷰 대담집’, 안재욱은 ‘팔도 건배사 모음집: 건배사는 내 가슴에’, 김희철은 ‘걸그룹 첫걸음’, 이용대는 ‘내 생애 마지막 연애’, 트와이스는 ‘트와이스 깔거야’를 출간하기로 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출연진은 자신들에게 의미 있는 주제를 꼽고 사연을 쏟아내며 멀기만 한 출판 작업에 즐겁게 발을 디뎠다.

이 과정에서 출연진은 지금까지 다른 프로그램에서 드러내지 않았던 면모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용대는 태어난 지 100일도 채 안 된 예빈이를 돌보며 난생 처음 쓰는 아이 관찰 일기 ‘미래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작성하는 것으로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 리스트 이면에 ‘딸바보’로서의 친숙한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KBS2 ‘냄비받침’ 방송 캡처/사진=KBS2 ‘냄비받침’ 방송 캡처



일단 ‘냄비받침’은 예능프로그램으로 장르를 분류하고 시작한다. 그간의 ‘책’ 관련 프로그램이 정형화된 틀 안에서 교양프로그램 범주로 선보여진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제목 역시 ‘냄비받침’으로, 한층 편안하게 접근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좋으면 읽고, 아니면 냄비받침으로 써도 좋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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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책 소개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에게 책 소개를 하거나 완독했을 거라는 가정 하에 독서토론을 나누는 정도로 거리감이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냄비받침’은 출연진이 기획 과정부터 생각의 가지를 뻗어 나가며 ‘아무 말 대잔치’를 하는가 하면, 시청자들이 진짜 궁금해 할 법한 생활 밀착형 소재를 같은 초보자의 걸음마 단계부터 시작해 함께 참여하는 느낌을 준다.

‘냄비받침’은 시쳇말로 ‘츤데레’ 프로그램이다. ‘딱히 억지로 권하지는 않지만 진행 과정과 완성되는 목차를 보고 좋으면 읽어보든가’의 식이다. 기존에 책이 주던 부담감을 없애려는 과감한 시도다. 오히려 유쾌한 과정을 보다보면 책의 결과물이 궁금해지는 지경에 이른다. 효과적인 방법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냄비받침’이 예능성으로만 그칠지는 어느 정도 두고 볼 일이긴 하다. 앞으로 프로그램에서는 ‘내 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출연진의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이 과정이 관찰 예능으로 소비되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알찬 콘텐츠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억지스럽지 않으면서 예능적 재미, 그리고 의미 있는 책으로 완성되기까지의 균형 조절이 관건이겠다. 공들여 탄생시킨 출판물이 자칫 ‘냄비받침’으로 쓰이지 않으려면 말이다.

/사진=KBS2 ‘냄비받침’ 방송 캡처/사진=KBS2 ‘냄비받침’ 방송 캡처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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